전남 광양지역 시민단체와 주민이 겨울잠에 깨 산란을 위해 비평저수지로 이동하다 차에 치일뻔한 두꺼비를 10년 간 7000여 마리 구했다.
6일 전남녹색연합에 따르면 회원, 주민 등 10명은 지난달 28일부터 5일까지 6일 동안 광양시 진상면 비평저수지 인근 도로 400m구간에서 두꺼비 914마리를 포획, 이동시켰다. 겨울잠에서 깬 두꺼비들은 서식지인 인근 야산에서 자신이 태어난 비평저수지로 이동하는데 중간에 왕복 2차선 도로가 있다. 주민들의 노력에도 해당 구간에서 두꺼비 174마리가 ‘로드 킬’ 당했다.
두꺼비들은 은어, 연어처럼 자신들이 태어난 곳에서 산란을 하는 회귀성 동물이다. 두꺼비 등 양서류는 먹이사슬의 중간위치이어서 건강한 생태계 유지에 꼭 필요하지만 도로 건설, 택지개발 등으로 서식지가 훼손되면서 로드 킬 등이 늘고 있다. 여기에 기후변화 탓에 두꺼비 성비가 암컷 1 대 수컷 10으로 바뀌며 불균형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전남녹색연합은 2016년 113마리, 2021년 1832마리 등 10년 동안 두꺼비 7324마리를 구조했다. 해당 구간 로드 킬은 2019년 147마리, 2021년 569마리 등 10년 동안 2906마리가 발생했다. 올해도 현재 두꺼비 떼가 이동 중이다.
섬진강 인근과 광양지역 두꺼비 산란지는 2019년 13곳, 2022년 9곳, 올해 7곳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섬진강 두꺼비 산란지 3곳 중 2곳은 사라졌고 다압면 1곳은 내륙화가 진행되고 있다. 박수완 전남녹색연합 박수완 사무처장은 “올해 광양시 다압면 두꺼비 산란지 복원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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