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6명 숨진 부산 반얀트리 화재 현장에 화재 감시자 없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6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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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과학수사대 화재감식팀, 소방 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립재난안전원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이곳에서 발생한 화재로 작업자 6명이 목숨을 잃었다. 2025.2.16 뉴스1
근로자 6명이 숨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리조트 화재 당시 현장에 ‘화재 감시자’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화재탐지설비(화재감지기)와 통로 유도등과 같은 소방시설도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경찰청 수사전담팀은 6일 “화재 당일 현장에는 화기 작업 때 배치돼야 하는 화재 감시자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화재 감시자는 건설 현장에서 불꽃이나 고온 작업을 감시하고 즉각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 근로자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용접 작업 반경 11m 이내의 건물 내부에 가연성 물질이 있는 장소 등에는 화재 감시자를 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화재 감시자는 가스 검지 및 경보 장치의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화재가 발생할 경우 근로자 대피를 유도하는 임무를 맡는다. 화재 감시자가 없었다는 의혹은 화재 초기부터 제기됐다. 화재 당일 현장에 만난 소방관은 기자에게 “감시자가 있었다면 초기 진압을 벌였을 것이다. 불이 커졌을 때 다른 사람을 대피시키고 나왔을 텐데 그런 사람의 존재는 파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발화부 주변의 소방시설 설치 현황을 파악해 본 결과 설계 도면에 있는 화재감지기와 통로유도등이 실제론 설치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사용승인(준공)이 이뤄진 건물에 왜 소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았는지 등을 계속 수사 중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지상 1층 피트실(PT룸·배관의 관리와 유지보수를 위한 공간) 작업에서 발생한 불똥 등에 의해 지하 1층 수처리 기계실 상단부 배관의 보온재 등에서 최초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현장 감정 결과를 알려왔다고 밝혔다.

또 지상 1층 PT룸에서 용접 작업 중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애초 예상과 다르게 지하 1층 천장부가 발화지점으로 확인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배관의 보온재는 난연성 소재인 발포폴리에틸렌으로 해당 소재의 등급 등을 확인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불이 옮겨붙었는지 등은 확인해 줄 수 없고, 천장 내부의 합선 가능성 등도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발화 지점 근처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작동했으나 실제 소화수가 분출됐는지 등에 대해서도 계속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공사 관계자 10여 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처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는 고용노동부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이 수사 중이다. 최종 수사결과는 고용노동청과 함께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반얀트리 호텔#화재 사고#화재 감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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