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70대가 몰던 택시 담벼락 충돌, 4명 사망-1명 중상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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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경사 가파른 내리막길인데
사고 당시 브레이크 안 밟은 듯”
동승자 모두 70대… 지인 관계

6일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서 승객 4명과 택시기사 1명 등 70대 5명이 탄 택시가 담벼락을 들이받아 기사와 승객 등 4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경사가 가파른 내리막길인 데다 도로가 급격히 꺾이는 구간으로, 노면도 빗물 탓에 미끄러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택시의 앞부분이 크게 부서져 있다. 울산=뉴스1
울산에서 70대 남성이 몰던 택시가 도로변 담벼락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운전자를 포함해 4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운전자와 동승자들은 서로 지인 관계로 모두 70대였다.

울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6일 오후 1시 1분경 울산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 도로를 달리던 개인택시가 도로변 담벼락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76세 택시 기사와 76세 동승자 2명이 현장에서 숨졌고, 또 다른 76세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74세 여성 한 명만 중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부산 기장군의 한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 뒤 울산으로 돌아오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의 음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탑승자들의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으로 도로가 급경사인 점 등을 고려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사고 당시 차량 속도, 브레이크 작동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자동차 사고기록장치(EDR)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타이어 자국(스키드마크)이 없었다”면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는 의심이 든다. 내리막길에서 부주의로 사고를 낸 건지, 심장마비 등 지병으로 운전대 조작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훼손된 블랙박스 데이터 복원 및 분석과 운전자 부검도 진행된다. 차량 파손 정도에 비해 피해가 큰 이유에 대해 경찰은 “피해자들이 고령이었고, 다발성 골절이 일어난 것 같다”고 밝혔다.

고령 운전자 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또 비슷한 사고가 터지면서 운수 종사자에 대한 자격검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시에 등록된 택시 기사는 지난해 12월 기준 5489명으로, 70대 이상 택시 기사는 1112명(20%), 65세 이상 택시 기사는 2524명(46%)이다. 국토교통부는 65세 이상 고령자 중 운수 종사자의 운전 능력 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하고 관련법 개정안을 지난달 20일 입법예고했다. 자격유지 검사 7개 항목 중 2개 이상 5등급(불량)이어야 부적합으로 판정하던 것을, 사고 발생 관련성이 높은 4개 항목 중 2개 이상 4등급(미흡)을 받아도 부적합 판정을 받도록 바꾸는 내용이다. 국토부는 공청회 등을 거쳐 이르면 10월부터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고령 운전자#택시#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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