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일자리와 호텔 인력난, 한 번에 해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18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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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호텔종사자 양성 교육
중장년 일자리 창출, 호텔 구인난 해결
지난해 213명 수료, 78명 취업에 성공
올해도 교육 프로그램 5회 운영

“스스로 설 수 있는 두 다리만 있다면 이렇게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서울 중구 모헤닉호텔에서 만난 김현철 씨(56)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지난해 서울 중구가 운영하는 호텔종사자 양성 과정을 수료한 그는 같은 해 4월부터 이곳의 시설 관리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김 씨는 “3개월간 일 없이 지내던 중 우연히 구청에서 호텔리어 양성 교육을 한다는 걸 듣고 일주일 교육 받아둬서 나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여했다”라며 “수업을 듣다 보니 장기적인 안목에서 70대가 되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고 현재 업무에도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관내 호텔 많다는 점에 착안

서울 중구가 호텔 인력난 해소와 중장년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호텔종사자 양성 과정이 눈길을 끌고 있다. 구는 전날 관광 산업 활성화와 구직자 취업 지원을 위한 ‘2025년 1기 호텔 종사자 양성 과정’ 모집을 마쳤다고 18일 밝혔다. 호텔 종사자 양성과정은 구가 관내 호텔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2023년 10월 시범 사업 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 사업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은 메이드부터 호텔 시설 관리, 식음료 업장 근무 등 기초교육과 현장 실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자기소개서 작성법과 면접 컨설팅도 제공한다.

지난해는 4회 프로그램에 총 213명이 지원해 과정을 수료했고 이 중 155명이 구청과 협약을 맺은 53곳의 호텔에 취업을 지원해 78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올해는 프로그램이 총 5회 운영될 예정이다.

지난해 호텔종사자 양성 과정을 듣고 취업에 성공한 김 씨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인쇄업체에 종사했다. 하지만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며 20여 년 간 종사한 곳을 몇 해 전 떠나야 했다. 그는 “미래가 불안하니 도태되지 않으려 코딩, 웹 개발 프로그램 등을 배웠다”라며 “하지만 정작 원서를 넣고 보니 20~30대가 대부분이라 50대가 설 자리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다 우연히 참여하게 된 호텔종사자 교육은 그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이론을 배우고 실무를 거치며 시설을 유지관리하고 보수하는 일에 매력을 느낀 김 씨는 양성 과정이 끝난 뒤 구청과 협약을 맺은 호텔에 원서를 냈다. 한동안 연락이 오지 않아 불안할 때 담당 컨설턴트가 “놀고 있을 인재가 아니니 걱정 말라”며 적극적으로 격려해주기도 했다. 결국 합격 소식을 받은 그는 현재 호텔 방 정리 정돈 및 상태 점검, 시설 유지보수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올해 약 100개 호텔과 협약 추진

호텔종사자 양성 과정은 관내 호텔의 호응도 얻고 있다. 호텔들도 구인난에 시달려 왔기 때문이다. 곽승훈 모헤닉호텔 총지배인은 “젊은 직원을 구하기가 힘들고 다른 직원들과 소통을 생각해 되도록 내국인을 뽑고 싶었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다”라며 “이번 프로그램으로 성실하고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분을 뽑을 수 있어 좋다”라고 말했다.

구는 올해부터 약 100개 호텔과 협약을 맺고 프로그램 운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호텔종사자 양성과정은 지역경제와 구민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중구만의 특색있는 일자리 지원 사업”이라며 “원하는 구민 누구나 일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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