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가에 기업 운영공간 제공
해외 비즈니스 매칭-통역 등 지원
올해 212억 들여 1000개 기업 육성
AI-로봇 등 첨단산업 분야 발굴… 창업 친화 학사제도로 인재 육성
지난해 4월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캠퍼스타운 삼의원창업센터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 정착을 위한 취·창업 특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시내 20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캠퍼스타운 사업에 212억 원을 투입해 약 1000개의 창업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제공
“일본 시장에 진출하려는데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어서 막막했던 차에 ‘캠퍼스타운’을 만났습니다.”
2022년 게임 기획사 ‘앵커드’를 창업한 백인우 대표(32)는 지난해 서울시의 캠퍼스타운 사업에 참여해 일본 회사 두 곳과 계약을 앞두고 있다. 회사 창업 후 애니메이션과 지식재산권(IP) 분야에서 강한 일본으로의 진출을 꿈꿨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조차 막막했다. 그러다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의 일본 진출 프로그램을 만났다. 백 대표는 “서울대 캠퍼스타운에 입주해 창업가를 위한 멘토링과 비즈니스 매칭, 통역 지원을 받으면서 현지 파트너사를 발굴할 수 있었다”며 “상반기(1∼6월) 중 계약이 되면 회사에서 만든 게임 콘텐츠를 일본 회사에 확장해서 유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20개 대학에 212억 원 투입
서울시가 올해 서울 소재 20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캠퍼스타운 사업’에 212억 원을 투입해 약 1000개의 창업기업을 육성한다고 19일 밝혔다. 2017년 시작한 캠퍼스타운은 서울시와 대학, 자치구가 함께 청년 창업가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전문가 멘토링 등을 통해 창업 과정을 돕는 사업이다. 9년간 서울 소재 39개 대학이 참여해 총 3321팀의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등 1만3954명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한국어 교육 콘텐츠 기업 ‘두부’를 창업한 길사결 대표(29)도 지난해 5월 경희대 캠퍼스타운에 입주해 외국인 창업자를 위한 교육을 받았다. 중국 국적으로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한 길 대표는 K팝과 한국 드라마 같은 K콘텐츠와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해 한국어 학습 플랫폼을 만들었다. 길 대표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제작된 교재를 통해 낯선 창업 절차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캠퍼스타운 프로그램이 확대돼 더 많은 외국인 창업자도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취업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창업기업 1000개 팀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학별로 입주경진대회를 통해 우수 기업을 발굴해 캠퍼스타운 창업지원시설 공간을 제공하고 전문가 멘토링, 투자 유치 역량 강화 등 맞춤형 프로그램도 함께 지원한다. 특히 전체 1000개 기업 중 50% 내외를 정보통신기술(ICT)·로봇 등 AI 관련 분야로 선정할 예정이다. 10% 이상은 창조산업 분야의 기업을 육성하고 바이오, 소셜·환경, 제조업·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예비·초기 기업을 발굴 육성한다.
1000개의 육성 기업 중 교내 창업기업을 400개로 확대하고 기존 2년이었던 창업기업의 입주 기간도 최대 3년까지 연장해 초기 단계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존 만 39세 이하로 제한돼 있던 캠퍼스타운 창업지원시설 입주기업 대표자 연령 제한을 학생 창업(대학, 대학원) 및 동문 창업(졸업생)의 경우 폐지해 창업 기회의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 AI 창업 인재 발굴에 주력
서울시는 올해부터 창업 인재 육성을 위한 교과 과정을 시범 운영해 예비·초기 창업자 발굴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고려대 등 총 14개 대학에서 관련 신규 교과·비교과 강의를 개설·운영하고, 창업대학원 신설 등 창업 친화 학사제도를 도입해 교내 창업 활성화를 위한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캠퍼스타운 창업기업 연매출액은 2022년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48% 증가한 1878억 원을 기록했다. 또한 2022년부터 4년 연속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혁신상 수상 기업을 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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