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약 목표 1.5도 넘어
“엘니뇨-태양주기 변화 등 영향”
온실가스-해양 열 함량 역대 최고치
동아DB
지난해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약 1.55도 상승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기온의 상승 폭을 2도 밑으로 유지하며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가 세워졌는데, 이 제한선이 깨진 것이다.
19일 세계기상기구(WMO)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지상 온도가 최고치를 기록한 이유가 ‘엘니뇨’(적도 부근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현상)의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태양 주기의 변화와 대규모 화산 폭발, 지구를 냉각시키는 에어로졸 성분 감소 등도 온난화 속도를 일시적으로 빠르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6∼12월 월별 평균기온은 모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와 메탄, 이산화질소는 지난 80만 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2023년 이미 약 420ppm을 기록했는데, 이는 1970년 대비 151% 수준이다. 해양 열 함량 또한 65년 관측 기록상 가장 높았고 이에 따른 해수면 고도도 1993년 위성 관측 이후로 가장 높아졌다. 해수면 높이는 2015∼2024년 연평균 4.7mm씩 높아졌는데, 이는 1993∼2002년의 2배 수준이다.
유엔 등 국제사회가 마지노선으로 내놓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 ‘1.5도’는 10년 평균을 기준으로 낸 값이다. 예를 들어 2016∼2025년 지구 온도 상승 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넘어서야 COP21의 목표치가 무너진다. 이준이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교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는 2030년 이전에도 단일 해만 따졌을 때는 1.5도 이상 넘어가는 해가 나올 가능성이 40∼60%라고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지구 온도 상승을 국제사회의 기후 대응 노력 실패로 보기는 어렵다. 셀레스테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장기적인 온난화 억제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진 건 아니다. 지난해 온도 상승은 지구에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경고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 기후정책 싱크탱크 녹색전환연구소의 오용석 기후시민팀장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며 기후 재난은 평온한 일상을 더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신속한 에너지 전환을 통해 기후 재난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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