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 상급종합병원 신생아중환자실(NICU) 간호사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근무 중인 사진을 찍어 게시한 모습. ‘블라인드’ 캡처
대구의 한 상급종합병원 신생아중환자실(NICU) 간호사가 입원 중인 신생아를 학대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이 불거졌다. 병원 측은 즉시 해당 간호사를 근무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구의 한 대학병원 NICU 간호사인 A 씨는 지난달 31일경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근무 중인 사진을 찍어 게시했다. 그는 자신의 근무복을 손으로 붙잡은 환아의 사진에 “낙상 마렵다(하고 싶다)”고 적었다. 자신의 배 위에 환아를 앉힌 채 찍은 사진에는 “분조장(분노조절장애) 올라오는 중”이라고 썼으며, 환아의 얼굴을 공개하고 “몇 시냐. 잠 좀 자라”고 적기도 했다.
A 씨가 올린 사진은 전날 맘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관련 글을 작성한 누리꾼은 “간호사가 입원 중인 미숙아를 학대하고 인스타그램에 학대 사진을 올렸다”고 주장하며 “저도 아이가 있는 입장이라 너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A 씨가 멸균 장갑을 착용하지 않은 채 환아를 다루는 모습도 논란이 됐다.
병원 측은 전날 민원을 통해 해당 사안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문제가 된 간호사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간호사가 모든 부분을 인정했다. 현재 간호사를 근무 배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A 씨는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는 사진 속 환아 1명으로, 외상 등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피해 환아 부모 측과 면담하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또 NICU에 입원한 신생아들의 부모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본원 간호사의 개인적 일탈 행위로 발생한 상황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신생아중환자실의 모든 의료진이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알렸다.
대한간호협회(간협)도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은 간호사 전체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심각한 사안으로,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조치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해당 기관 및 관계 당국과 협력해 필요한 조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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