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가 장애가 되지 않게… 광양시민과 따뜻한 동행 이어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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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여수] 포스코 광양제철소
2018년부터 장애인 지원 사업… 올해까지 볼링선수 53명 육성
국제대회 나가고 기업팀 취업
시와 힘 합쳐 무장애 도시 조성… 지역 내 시설물에 경사로 설치
올해 소규모 가게 54곳에 추가

전남 광양시는 한반도 남단 중앙에 위치해 국가 해양 경영의 전략적 요충지다. 광양은 영호남 간 문화적 교류가 활발할 뿐 아니라 국토 균형 발전의 한 축이 되고 있다. 광양은 467㎢ 넓이로 산과 강, 바다가 골고루 조화를 이루고 있고 연평균 기온이 15.5도로 포근하다.

광양은 시민 평균 연령이 44세로 전남에서 가장 젊다. 광양 시민 15만4970명 가운데 19세 미만 유아·청소년은 16.5%, 18∼45세 이하 청년은 34.3%, 65세 이상 노인은 16.4%를 차지하고 있다.

광양은 철강도시이자 이차전지 등 신소재 도시로 젊고 역동적이다. 광양제철소는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청년 도시 광양을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광양제철소는 청년도시 조성 역할 못지않게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노인 등의 손을 잡고 따뜻한 동행을 하고 있다. 박종일 광양제철소 행정부소장은 “광양 시민 10%를 차지하는 광양제철소와 협력업체 직원들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 꿈 이어주는 사다리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2월 전남 광양시 중마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경사로 설치사업 발대식을 갖고 있다. 광양제철소 제공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2월 전남 광양시 중마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경사로 설치사업 발대식을 갖고 있다. 광양제철소 제공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장애인의 꿈을 이어주는 사다리 역할을 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바로 광양제철소가 2018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볼링과 우리길 고운걸음 힐링 사업’이다.

이 사업은 평소 체육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이 볼링과 걷기 운동을 쉽게 접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사업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직원들의 급여 1%로 조성된 포스코 1% 나눔재단에서 3억여 원, 여수광양항만공사에서 1억여 원을 지원받아 운영된다.

사업은 △볼링선수 육성 △볼링대회 개최 △‘우리길 고운걸음’ 여행(나들이) △건강걷기 대회로 구성돼 있다. 볼링선수 육성을 제외한 나머지 3개 프로그램은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다.

이 사업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볼링선수 육성 53명, 볼링대회 참가자 410명, 우리길 고운걸음 여행 412명, 건강걷기 대회 참가자 764명 등 총 1600여 명이 참여했다.

볼링선수들은 2018년부터 각종 전국대회에 참가해 지원을 받았다. 지난해 열린 제44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는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획득했고 제32회 전남장애인체육대회에서는 금메달 6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며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3월 전남 광양시 광양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들의 꿈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볼링과 우리길 고운걸음 힐링 사업비’ 전달식을 가졌다. 광양제철소 제공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3월 전남 광양시 광양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들의 꿈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볼링과 우리길 고운걸음 힐링 사업비’ 전달식을 가졌다. 광양제철소 제공
지금까지 참가 선수들이 전국대회에서 획득한 누적 메달은 금메달 27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7개에 달한다. 한 선수는 2023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파라볼링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30대 김모 씨는 2018년 볼링선수 생활을 시작해 2021년 기업팀에 취업했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취업까지 성공하는 꿈을 이뤘다. 주명종 광양장애인복지관 건강문화지원팀장은 “장애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운동은 볼링”이라며 “‘볼링과 우리길 고운걸음 힐링 사업’은 장애인들이 대회에 참여하고 일자리도 가질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사업은 장애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트래킹 활동인 ‘우리길 고운걸음 힐링 걷기’와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건강걷기 대회를 통해 지역사회에 상생 문화를 전파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올해 ‘볼링과 우리길 고운걸음 힐링 사업’은 연말까지 계속되며 장애인 볼링선수 10명과 그 가족 696명을 대상으로 ‘모두가 함께하는 볼링대회’와 지역 트래킹 활동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용백 광양제철소 사회공헌담당은 “광양 지역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들과 따뜻한 동행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장애 도시 조성 앞장서는 광양제철소

광양제철소는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경사로 설치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지난해 5월부터 거동이 불편한 시민들이 식당 등 편의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경사로 설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편의시설 28곳에 경사로를 설치했으며 올해는 광양제철소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각각 5000만 원을 투입해 식당, 미용실, 약국, 카페, 마트 등 소규모 점포 54곳에 경사로를 설치할 계획이다. 광양제철소는 지역사회가 보내준 사랑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시설의 문턱을 낮추는 경사로 설치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광양시민 송모 씨(56)는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가 계단이 있는 가게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경사로가 설치된 뒤 편하게 이용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

광양시는 2023년부터 장애인, 노약자, 아동, 임산부 등이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는 ‘무장애 도시’를 선포하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무장애 도시 건설에 있어 지자체가 직접 추진하기 어려운 다양한 사업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광양시는 앞서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해 소규모 점포 3526곳에 대한 경사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들 소규모 점포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등편의법)’상 의무설치 대상이 아니지만 광양제철소는 이들을 대상으로 경사로 설치 사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정헌주 광양시 중마장애인복지관 관장(62)은 “광양시가 무장애 도시를 선포하고 경사로를 설치하자 장애인은 물론 어르신, 유모차를 탄 유아 등 시민들도 혜택을 보고 있다”며 “무장애 도시 조성에 광양제철소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치매 예방, 어르신 두뇌를 깨워라

광양제철소 프렌즈 재능봉사단은 올해 1월부터 매주 토요일 지역 주간보호센터를 방문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치매 예방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는 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치매 진단을 받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 것이다.

치매는 뇌 기능이 점차 저하되며 사고력과 인지능력 등이 약화되는 질환으로 두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프렌즈 재능봉사단은 지역 주간보호센터에서 40여 명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두뇌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재미있고 효과적인 치매 예방 게임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창록 프렌즈 재능봉사단장은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하실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제공하기 위해 항상 고심하고 있다”며 “많은 어르신이 치매 예방 활동에 참여해 건강한 사회 만들기에 보탬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봉사단원들은 △그림 빙고 △죽방울놀이 △컵 높이 쌓기 △대형 화투 △퍼즐 △태극기 만들기 등 두뇌 자극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할 수 있는 다양한 게임 위주의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김용재 광양시 의미있는 주간보호센터장은 “지속적인 관심과 교감은 어르신들의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매주 토요일 어르신들께 즐거운 시간을 선물해주는 광양제철소 프렌즈 재능봉사단이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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