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 왜관읍 가실성당 앞에 선 관광객이 9일 말했다. 1923년 지어진 경북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자 순례길 ‘한티 가는 길’의 출발점이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주인공 ‘양금명(아이유)’의 결혼식 장면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방문객이 기존보다 3배 이상 늘었고 웨딩 촬영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주인공 양금명의 결혼식 장면이 촬영된 경북 칠곡군 왜관읍 가실성당의 전경. 칠곡군 제공
칠곡군은 여세를 몰아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해보자는 전략을 세웠다. 드라마 촬영지임을 알리는 안내판 설치를 검토하고 있고 성당을 배경으로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 10명을 선정해 5만 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할 계획이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드라마 덕분에 가실성당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더 없이 좋은 기회를 잘 살려 지역 관광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한 장면. 경북 안동시 풍천면 경북도청 신도시 2단계 터에 지어진 세트장에서 촬영됐다. 유튜브 캡쳐경북이 세계 최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콘텐츠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 비영어 시리즈 글로벌 1위와 42개국 톱 10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는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다. 그런데 촬영지는 섬이 아니라 산으로 둘러싸인 안동이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나고 자란 1950년대 제주도 도동리 마을은 사실 풍천면 경북도청 신도시 2단계 터에 지어진 세트장이다. 경북도가 이곳 3만3058㎡(약 1만평) 부지를 제작사에 임대해줬다고 한다. 세트장에 초가집 등 주택 80여 채와 현무암 돌담, 항구, 어선 4척 등을 설치했었는데 지난해 2월 촬영 후 모두 철거된 상태다. 경북도 관계자는 “세트장 설치 공사에 지역 건설 업체와 장비, 인력 등을 활용해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바다 건너 울릉도에서는 최근 넷플릭스 예능 ‘대환장 기안장’이 촬영됐다. 울릉도 앞바다에 화물선을 운송하는 바지선을 띄워 배 위에 웹툰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디자인한 민박집을 세웠다. 바다 위 이색 민박집에서 기안84와 BTS 진, 지예은 등이 숙박객을 맞으며 다양한 에피소드를 선보이는 신개념 민박 버라이어티 시리즈다. 울릉군 관계자는 “전 세계인들이 시청하는 넷플릭스를 통해 울릉도의 아름다운 비경을 선보일 수 있게 돼 홍보효과가 어마어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콘텐츠 촬영 스태프로 인한 생활인구 유입과 관광객 유치효과 등으로 경제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스태프들이 장기간 지역에 머물며 숙박비와 식비 등으로 최소 8000만 원에서 최대 3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도는 2027년까지 안동과 문경, 상주를 묶어 ‘경북 K-영상 콘텐츠 클러스터’를 조성할 방침이다. 총사업비 2130억 원을 투입해 테마별 실내외 촬영장과 영상 제작 지원센터 등을 구축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지역에서 촬영하는 제작사에는 한 작품당 최대 7000만 원을 지원하고 이색 촬영지를 발굴해 제공하고 있다. 영상 산업의 메카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지원 방안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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