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봄바람 부는 선농단에서 올해도 풍년 기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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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선농대제 개최
18일 전농동 지식의 꽃밭에서 ‘국악 콘서트’
19일 어가 행렬, 제례 봉행, 설렁탕 나눔 행사

이 구청장과 관계자들이 어가 행렬을 재현하는 모습. 동대문구 제공
이 구청장과 관계자들이 어가 행렬을 재현하는 모습. 동대문구 제공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 제기동역에서 도보 5분 거리. ‘선농단’이라는 이름의 역사유적지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농사짓는 법을 가르쳤다고 알려지는 고대 중국의 제왕인 ‘신농씨’와 ‘후직씨’를 주신으로 모셔 제사를 지냈던 곳.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때는 풍년을 바라며 이곳에서 ‘선농대제’라는 이름의 제가 올려졌다. 조선 태조 때부터 왕은 이곳에서 제사를 지낸 뒤 쟁기를 잡고 밭을 갈아 보이면서 백성들에게 농사의 소중함을 알렸다. 왕은 선농대제를 마친 후 제사에 올려졌던 음식들을 백성들과 함께 나누어먹었는데, 특히 귀한 고기로 국물을 내어 밥을 말아 먹도록 한 것이 현재의 설렁탕의 기원이라는 설도 있다. 선농단에서 내려진 국밥이라 하여 ‘선농탕’이라 불리던 것이 오늘날의 ‘설렁탕’이 되었다는 것이다.

동대문구는 18일(금)∼19일(토) 선농단역사공원과 전농동 지식의 꽃밭 일대에서 과거의 선농대제를 재현하고, 시민들과 함께 설렁탕을 나누는 ‘2025 선농대제’ 행사를 연다.

“2500명분 설렁탕 준비했어요”

2023년 열린 선농대제 행사에서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왕으로 분장하고 설렁탕 나눔을 재현하고 있다. 동대문구 제공
2023년 열린 선농대제 행사에서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왕으로 분장하고 설렁탕 나눔을 재현하고 있다. 동대문구 제공
조선시대 행해졌던 선농대제는 일제강점기 때 중단됐다. 그러다 1979년, 동대문구 제기동 주민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선농단보존위원회’의 노력으로 복원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동대문구가 선농대제의 역사적 계승을 위한 제향의식을 해마다 재현하는 한편 구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전통을 잇고 있는 것이다.

2025 선농대제는 18일(금) 오후 5시 반 전농동 지식의 꽃밭에서 열리는 ‘봄바람 설렁설렁 국악 콘서트’로 시작된다. 지역 예술인, 유희스카, 악단광칠이 펼치는 국악 공연을 통해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풍년과 지역사회의 안녕을 기원하는 시간이다.

본 행사는 19일(토) 오전 9시 어가 행렬로 막을 올린다. 행렬은 동대문구청에서 출발해 선농단역사공원으로 이어진다. 이어 오전 10시 반부터는 선농단역사공원에서 △전향례(향과 축문 전달 의식) △선농제향(제례 봉행) △제례악 △일무 공연이 진행된다. 같은 시각, 선농단역사공원 맞은 편 서울종암초에선 과거 임금이 친경(직접 밭을 가는 것을 보여주는 의식)을 마친 후 백성과 함께 설렁탕을 나누어 먹었던 전통을 재현하는 ‘설렁탕 나눔 행사’가 열린다. 동대문구는 “2500명분의 설렁탕을 준비해 시민들과 나눠먹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우리의 전통과 역사를 보다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계승할 수 있도록 매년 선농대제를 이어오고 있다”면서 “선농대제가 동대문을 넘어 서울 시민들이 참여해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가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서울 톡톡#서울#동대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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