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를 잇는 ‘제3연륙교’ 개통이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다리 이름(명칭)을 두고 인천 중구와 서구의 기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인천경제청 제공
“제3연륙교 공정률이 80%에 육박하고 올해 12월 개통인데 아직도 다리 이름을 정하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네요.”
인천 영종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를 잇는 해상 교량 ‘제3연륙교’ 개통이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다리 이름(명칭)을 두고 인천 중구와 서구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어 서둘러 명칭을 확장해야 한다는 주민 여론이 일고 있다.
지난해부터 제3연륙교 명칭을 두고 인천 중구와 서구 청라 주민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인천시가 나서 이른 시일에 명칭을 확정하고 연륙교 개통 행사 등 시민 화합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과 지역 사회는 저마다 각 지역을 상징할 수 있는 이름으로 지어야 한다며 막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용우 국회의원(인천 서구을·더불어민주당)과 서구 청라동 주민들은 11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3연륙교의 정식 명칭을 ‘청라 대교’로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영종도와 내륙을 잇는 다리로 이미 ‘영종대교’가 있기 때문에 영종도의 특정 지명을 붙여 다리 이름을 지을 필요가 없다”며 “명칭 지정이 지연될수록 불필요한 갈등만 증폭되는 만큼 청라 대교로 조속히 확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구 주민들은 설문 조사 결과, 1만4000여 명이 ‘청라대교’를 지지했으며 주탑과 주요 관광자원이 청라와 인접한 만큼 청라대교로 명칭을 확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구는 지난해 10월 23일부터 11월1일까지 4285명의 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제3연륙교 선호도 조사를 벌여 31%를 얻은 ‘영종하늘대교’를 최우수 이름으로 선정했다. 이어 하늘대교(22%), 영종청라대교(9%), 이음대교(7%) 순이다. 중구는 제3연륙교는 섬에서 육지로 나가는 교량으로 영종도 주민들이 많이 이용해 영종도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이름으로 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인다. 앞서 개통한 인천대교의 경우 애초 송도국제대교, 황해대교 등의 이름이 거론됐지만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인천대교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제3연륙교의 명칭은 인천시 지명위원회가 결정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다른 지역 사례 등을 분석하고, 서구와 중구의 의견을 들은 뒤 다음 달 안으로 시 지명위원회에 명칭 선정 심의를 요청할 방침이다. 인천경제청은 2가지 명칭 후보안을 마련한 뒤 서구와 중구로부터 각 2개씩 후보 명칭을 추천받아 총 6가지 명칭에 대해 심의를 시 지명위원회에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12월 공사에 들어간 제3연륙교는 총사업비 7709억원을 투입해 길이 4.68㎞, 폭 30m(왕복 6차로) 규모로 건립 중이다. 제3연륙교는 다리 기능 외에 최고의 관광 시설을 갖춘 팔방미인 교량이 된다. 사람들이 걸을 수 있는 보도와 자전거 도로가 설치된다. 세계 최고 높이인 180m 주탑 전망대와 수변 데크길, 야간 경관 등을 갖춰 시민이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교량으로 건설된다.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사는 주모 씨(47)는 “인천시가 가급적 이른 시일에 제3연륙교 명칭을 확정해 소모적인 지역 갈등을 해소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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