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 붕괴 나흘째 실종자 수색 난항… 비로 지반 약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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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요소 많아 내부 진입 못해
“매몰 골든타임 72시간 지났지만
수분 섭취 상황이면 생존 가능성”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이 무너진 지 나흘째인 14일에도 실종된 50대 근로자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현장은 비바람과 지반 불안정으로 소방 당국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고 발생 이후 72시간이 지나면서 이른바 ‘골든타임’을 넘기고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임광식 광명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14일 오전 11시 10분경 브리핑에서 “소형 굴착기를 활용해 진입로를 확보하고 붕괴 등 위험 요인을 제거하면서 현장 상황 판단을 거쳐 구조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반 침하가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일부 컨테이너가 경사면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등 위험 요소가 많아 구조대원들은 사고 지점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12일부터 내린 비로 현장 지반이 약해지자 소방 당국은 14일 오전 3시 37분 전체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가 오전 6시 반경부터 수색을 재개했다. 임 과장은 “기상 변화와 사고 현장에 있는 각종 자재들, 지반 침하와 균열 등 복합적 위험 요인이 있다”며 “주변 요인을 하나씩 제거하다 보니 시간이 지연되고 구조대원 진입 장소 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11일 오후 3시 13분경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지하터널에서 발생했다. 터널 상부 도로가 함께 무너지면서 50대 근로자가 실종됐고, 하청업체 소속 굴착기 기사 김모 씨(28)가 고립됐다. 김 씨는 사고 발생 13시간 만인 12일 오전 4시 27분경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실종된 50대 근로자는 사고 당시 다른 근로자 15명과 함께 상판 위에서 안전진단 작업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종자의 휴대전화 위치도 확인되지 않아 정확한 매몰 지점조차 특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붕괴 72시간이 지나는 등 수색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실종자가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지금 실종자가 있는 곳이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는지, 실종자가 수분과 식량을 먹을 수 있는지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실종자가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생존율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2년 11월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에서 매몰됐던 광부 박정하 씨 등 2명은 지하수를 마시면서 연명한 끝에 매몰된 지 221시간 만에 생환하기도 했다. 소방 관계자는 “실종자를 찾아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수색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안산선 붕괴#지반 약화#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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