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서 만난 봄의 절정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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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만족 남도여행] ‘인생 사진’ 찍기 좋은 여행지
한옥마을서 가까운 완산공원 꽃동산
철쭉 등 꽃나무 1만 그루 장관 이뤄
팔복동 이팝나무 철길도 일시 개방

전북 전주시 완산구 동완산동 완산공원 꽃동산에 겹벚꽃과 철쭉이 가득 피어 있다. 전주시 제공
전북 전주시 완산구 동완산동 완산공원 꽃동산에 겹벚꽃과 철쭉이 가득 피어 있다. 전주시 제공
전북 전주시로의 여행을 계획하는 국내외 사람들은 ‘한옥마을’을 먼저 떠올린다. 한옥마을이 전주를 대표하는 여행지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전주를 찾은 외국인 여행객 420명을 대상으로 전주시가 진행한 조사에서 대부분이 한옥마을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전주에는 한옥마을밖에 갈 곳이 없는 걸까. 아니다. 전주에는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며 아름다운 추억과 인생 사진을 남길 여행지가 많다. 옷깃을 여미게 하던 추위가 물러나고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봄날, 전주의 봄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전주 시민’의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면 어떨까.

형형색색 봄꽃으로 물든 완산공원

전주의 대표 관광지 한옥마을에서 남서쪽으로 발걸음을 조금만 옮기면 ‘와’ 하는 방문객의 탄성을 자아내는 꽃동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로 완산공원 꽃동산이다. 완산공원 꽃동산은 1970년대 한 시민이 선친의 묘소가 있는 야산에 철쭉과 벚나무, 백일홍을 심기 시작한 것에서 출발했다. 이 시민은 이후 40년여간 정성 들여 꽃동산을 가꾸었다. 그리고 2009년 꽃동산의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전주시에 매각했다. 전주시는 여기에 정자와 산책로, 전망대를 조성해 지금의 완산공원 꽃동산으로 시민에게 돌려줬다.

완산공원 꽃동산은 1만5000㎡ 규모의 언덕을 따라 1만 그루가 넘는 꽃나무가 장관을 이룬다. 철쭉과 겹벚꽃, 왕벚나무, 해당화, 배롱나무, 황매화 등 다양한 봄꽃이 곳곳에서 어깨를 부딪치며 피어난다. 특히 겹겹이 탐스럽게 피어오르는 겹벚꽃은 이곳의 상징 같은 존재다. 화려한 진분홍빛으로 수놓은 벚꽃 터널은 봄의 절정을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전주시는 방문객들을 위해 다양한 편의를 제공한다. 개인 차량을 이용한 방문객을 위해 남부시장 천변 주차장과 서학동 공영주차장, 국립무형유산원 주차장 등에 1180면을 확보했다. 전주천서로 일부 구간 양방향 갓길 주차도 허용한다.

과거와 미래 연결,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

전북 전주시 완산구 동완산동의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는 1973년 전시 대비용으로 만들어진 방공호에 전주시가 미디어아트 콘텐츠를 채워 문을 열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동완산동의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는 1973년 전시 대비용으로 만들어진 방공호에 전주시가 미디어아트 콘텐츠를 채워 문을 열었다.
봄꽃의 향연을 눈에 담은 방문객이 그냥 지나치면 안 되는 공간이 있다. 꽃동산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만나게 되는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가 그곳이다. 1973년 전시 대비용 방공호로 만들어진 후 오랫동안 방치됐던 이곳에 전주시가 생명의 숨을 불어넣었다. 지하 벙커의 구조를 그대로 살린 이 공간은 ‘차원의 문’을 주제로 구성된 10개의 미디어아트 콘텐츠 실을 중심으로 총 15개 공간으로 꾸며졌다. 올해 2월 문을 연 완산벙커는 개관 한 달 만에 누적 관람객 3만 명을 돌파했다. 이 중 45%는 다른 지역에서 온 관광객으로 완산벙커가 단순한 지역 문화시설을 넘어 한옥마을로 대표되는 전주 관광에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완산벙커 개관으로 주변 상권도 활기를 되찾는 중이다. 카페와 음식점을 찾는 방문객이 늘고 인근 시장과 골목길도 다시 사람들의 발길로 분주하다. 어른 1만 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5000원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전주 시민이나 한옥마을 내 경기전 당일 관람 표 소지자, 20명 이상 단체 입장객 등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철길 위 수놓은 하얀 ‘쌀밥’

덕진구 팔복동 이팝나무 철길 위로 기차가 지나가고 있는 모습.
덕진구 팔복동 이팝나무 철길 위로 기차가 지나가고 있는 모습.
전북 전주 경제 심장인 팔복동. 과거부터 현재까지 전주를 뛰게 한 공장들이 모여 있는 이곳에 봄이면 특별한 밥상이 차려진다. 기린대로에서 신복로까지 철길 양옆 620m 구간에 피는 이팝나무길이 그것이다. 팔복동 이팝나무 철길은 올해 4월 26, 27일, 5월 3∼6일 하얀 꽃잎이 흩날리는 짧은 시기 인생 사진을 찍기 위해 몰리는 시민과 관광객을 위해 개방된다.

낮에는 따뜻한 봄 햇살 속에서 순백의 꽃길이 펼쳐지고 밤에는 400m 구간에 설치된 경관 조명이 철길과 꽃잎을 비추며 한층 깊이 있는 봄밤의 정취를 제공한다. 전주시는 전주형 착한 소비자운동인 ‘전주 함께 장터’ 프로젝트 일환으로 지역 상인과 시민이 참여하는 ‘이팝나무 장터’를 운영한다. 이 밖에 ‘철길 식당’ 같은 먹거리 부스도 운영돼 하나의 작은 봄 축제로 운영된다.

#오감만족 남도여행#남도#한옥마을#완산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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