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앞두고…60대 ‘시민군’ 자택서 고독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12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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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가 1980년 5월 26일 오후 4시경 광주 동구 전남도청 정문 앞에서 김재귀 씨를 촬영했다. 5·18 민중항쟁 기동 타격대 동지회 제공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으로 활동했던 60대 남성이 기념일을 며칠 앞두고 집에서 고독사 한 채 발견됐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9일 광주 북구 원룸에서 김재귀 씨(61·사진)가 숨져있는 것을 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 씨가 돌연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씨는 동일실업고 2학년 재학 중이던 1980년 당시 계엄군에 맞선 시민군으로 활동했다. 5월 26일 계엄군의 광주 진입 소식이 전해지자 5·18기동타격대에 자원했고, 수송 차량을 지키는 7조 대원으로 활동했다. 기동타격대는 10, 20대 청년 50명으로 구성돼 도심 방어를 맡았다.

김재귀 씨가 지난해 6월 7일 제주도 주민들에게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강연을 했다. 5·18 민중항쟁 기동 타격대 동지회 제공
김 씨는 5월 28일 오전 6시경 계엄군이 시민군 최후 항쟁지인 전남도청을 진압했을 때 자수했다. 그 과정에서 계엄군의 총탄에 왼쪽 손바닥 관통상을 입었다. 이후 상무대 영창에서 고문을 받고 5개월 동안 옥고를 치른 뒤 1980년 10월 30일 내란 혐의로 장기 4년,단기 3년을 선고받았다. 형 집행은 면제됐지만 학교에서는 강제퇴학당했다. 이후 김 씨는 45년간 5·18 민주화운동 진상 규명, 행방 불명자 수색 등에 힘썼다. 그의 장례는 기동타격대장 동지회장으로 치러진다. 유해는 14일 국립 5·18민주묘지 2묘역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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