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속에서도 보이는 ‘안전빛색’ 개발
빛나는 안내표지, 지하 공간 탈출 도와
서울시가 터널이나 지하차도에서 화재나 정전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시민의 빠른 대피를 돕기 위해 불길이나 연기 속에서도 잘 보이는 ‘안전경관등’을 도입한다.
서울시는 14일 터널과 지하차도의 안전한 운영을 위한 ‘표준형 안전디자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새로 도입한 ‘안전빛색’은 초록색과 노란색을 혼합한 색상으로, 어두운 환경에서도 시인성이 높아 쉽게 눈에 띄는 것이 특징이다. 시는 이 색상을 적용한 안전경관등을 터널 내 피난연결통로에 설치해 화재 등 긴급 상황에서 시민의 대피를 유도할 계획이다.
‘안전경관등’은 종로구 홍지문터널과 정릉터널, 서초구 구룡터널 등 3곳에 시범 설치된다. 서울시는 향후 효과를 검토한 뒤 다른 터널과 지하차도, 지하화 공사장 등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지하화 공사에 따른 시민과 공사인력에 대한 안전 조치로 터널·지하차도의 피난연결통로와 지하화 공사장 상부 등에 적용한다”며 “터널 피난연결통로에 안전경관등 형태로 설치한 사례는 이번이 전국 최초”라고 설명했다.
지하 공간의 안내표지도 어두운 상황에서 더욱 잘 보일 수 있도록 개선된다. 암전 시 최대 1시간 동안 빛을 내는 축광 시트를 활용해 위치번호판을 제작하고, 현재 위치뿐 아니라 출입구 방향과 거리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피난연결통로가 없는 노후 터널에서도 비상 상황 시 대피를 돕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사 현장에서 차도와 보행로를 구분하거나 차량 출입을 통제할 때 사용하는 플라스틱 방호벽 색상도 기존 빨간색에서 파란색으로 변경된다. 서울시는 “보행자 동선을 안전하게 유도하고 공사 현장 외관도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한다”며 “새 방호벽은 곡선 형태 설치도 가능해 보행로 형성이 쉽고 공간 차지율이 기존보다 40% 이상 감소해 적재와 보관도 편리하다”라고 했다. 이밖에도 공사 현장에서 사용하는 차량 리프트, 근로자 리프트 등 기계·장비의 안내 표지에도 새로운 안전 디자인을 적용해 추락이나 끼임 등 인명사고 예방에 나선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표준형 안전디자인으로 시민과 공사인력 안전을 강화하고, 터널과 지하차도를 통일성 있게 변화시켜 도시 미관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진호 기자jino@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