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무인섬 475곳… 테마형 관광지로 적극 활용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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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연구원, 관광자원화 방안 제안
괭이갈매기 최대 서식지 통영 홍도… 현장체험학습 장소로 활용 가능
공룡화석-생태자원 등 잠재적 가치
“자연 해치지 않게 체계적으로 개발”

경남 섬 서포터스 ‘섬 어엿비’ 회원들이 지난해 11월 15일 창원시 진해구 소쿠리섬을 탐방하고 환경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 소쿠리섬은 명동선착장에서 배로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의 무인도로 사슴이 서식하고 간조 시 남쪽의 곰섬 사이에 바닷길이 열려 걸어 다닐 수 있는 노둣길이 있는 관광명소다. 경남도 제공
경남 섬 서포터스 ‘섬 어엿비’ 회원들이 지난해 11월 15일 창원시 진해구 소쿠리섬을 탐방하고 환경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 소쿠리섬은 명동선착장에서 배로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의 무인도로 사슴이 서식하고 간조 시 남쪽의 곰섬 사이에 바닷길이 열려 걸어 다닐 수 있는 노둣길이 있는 관광명소다. 경남도 제공
경남 통영의 홍도는 한산도에 위치한 무인도로 아시아 최대 괭이갈매기 서식지로 유명하다.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민간인 출입을 막고 있지만 정부와 협의해 생태관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현장체험학습 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섬으로 평가받고 있다.

쑥이 많이 나는 섬으로 쑥 ‘봉(蓬)’ 자를 따 이름을 붙인 통영시 욕지면의 봉도는 과거에는 사람이 살았지만 무인화된 섬이다. 1880년대 산양면 추도에 살던 애주가 밀양 박 씨가 건강을 생각해서 술이 없는 작은 섬에서 살겠다고 작정하고 가족을 배에 태워 무작정 떠나 닿은 섬이라는 설화가 전해지는 곳이다. 이 섬은 ‘치유’를 테마로 한 관광섬으로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사업자가 개발을 추진한 바 있다.

경남연구원 채동렬 연구위원과 고지영 전문연구원은 개발 및 이용 가치가 높은 무인섬을 찾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하며 이 섬들을 예로 들었다. 경남의 무인섬은 475곳으로 전남(1743곳)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통영시 182곳, 남해군 83곳, 거제시 78곳, 창원시 40곳 순이다.

연구진은 무인섬이 가진 잠재적 가치가 남해안권을 매력적인 관광지로 조성하는 중요 요소라고 분석했다. 생태계 환경을 자연 그대로 간직한 무인섬에 분포한 경관자원, 생물자원, 지질학적 자원이 개발 및 활용 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고성군 상하비사도와 무도, 통영시의 소덕도에서는 공룡 발자국 화석이, 통영시 하죽도와 거제시 방아도에서는 공룡 알 및 공룡 알 둥지 화석이 발견돼 공룡을 테마로 한 관광섬 개발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무인섬과 주변 해상 및 수중에 분포하는 우수한 경관자원은 스쿠버다이빙과 스노클링 등 해양레저스포츠를 즐기며 여가를 보내는 선진국형 휴양섬으로 개발할 수 있다.

정주 여건이 양호한 무인섬을 활용한 개발도 제안하고 있다. 과거에 사람이 살았지만 현재 무인화된 섬의 경우 선착장, 도로 같은 기본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식수 확보 등도 유리하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사람이 살다가 생활 불편 때문에 떠나 무인섬이 된 곳은 41곳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무인섬 개발은 경제성 및 공익성 모두를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정책 제언도 나오고 있다. 채 연구위원은 “모든 무인섬을 대규모 관광개발의 대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개발 여건이 우수하고 경제적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소수의 무인섬을 대상으로 집중적이고 과감한 투자사업을 유치하되, 다수의 무인섬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지속가능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익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도#괭이갈매기#무인도#생태관찰#관광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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