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반대에 백령도 유네스코 지질공원 지정 중단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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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현장실사 무기한 보류
인천시 “막바지 단계서 방해 유감”

서해 최북단 인천 옹진군 백령도·대청도·소청도 일대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하려던 절차가 북한의 이의 제기로 중단됐다.

인천시는 북한이 19일 유네스코에 백령·대청 지역의 세계지질공원 지정과 관련해 서면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신청 대상지는 백령면(백령도), 대청면(대청도·소청도) 일대 육상 66㎢와 해상 161㎢로, 이 지역은 2017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세계지질공원 운영 지침에 따르면 회원국이 지정에 이의를 제기하면 관련 절차는 중단되고, 당사국 간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예정됐던 유네스코 현장 실사는 무기한 보류됐다. 유정복 시장은 이날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막바지 단계에서 북한의 반대로 절차가 방해받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의 신청 경위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가 배경으로 거론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명예교수(전 통일연구원장)는 “북한은 서해 5도를 분쟁 수역화하면서 NLL을 인정하지 않으니 세계지질공원 공인에 반발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질공원을 담당하는 환경부 관계자는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쓸 때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용어를 배제하는 등 스크리닝 작업을 한 바 있다”고 전했다.

백령·대청 지역은 2024년 2월 세계지질공원 국내 후보지로 선정됐다. 인천시는 같은 해 11월 유네스코에 정식 신청서를 제출했고, 올 2월부터 3개월간 유네스코 회원국들이 신청 내용을 검토했다. 현재 국내 세계지질공원은 제주도(2010년), 청송(2017년) 등 7곳이다. 회원국 이의 신청으로 지정 절차가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지질공원#백령도#대청도#소청도#유네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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