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었음’ 청년, 10년간 20만명 늘어…여성·고학력 비중↑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5월 23일 13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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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정보원, 청년층 쉬었음 증가 원인과 특징 보고서 발간
2015년 39만3000명→2024년 59만명…10년새 19.7만명 ↑
여성·대졸 이상 비중 높아져…“일자리 미스매치 강화 때문”
평균 쉬었음 22.7개월…근로경험 없고 고연령일수록 늘어
“사회구성원 역할하도록 지원해야…사후 모니터링도 중요”

ⓒ뉴시스
학업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이 점점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 10년간 여성과 고학력 쉬었음 청년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3일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원인과 최근의 특징’ 연구보고서를 담은 2025 고용이슈 봄호를 발간했다.

쉬었음 청년은 일반적으로 경제적 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층을 뜻한다. 적극적인 구직활동 중인 실업자와는 달리 진지하게 취업을 준비하거나 공부 중이 아니면서 경제활동을 멈춘 상태에 놓인 계층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청년(15세~34세)은 39만3000명이었으며 2024년에는 59만명으로 19만7000명가량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여성에 비해 남성의 쉬었음 인구 비율이 높고, 고졸자 비중이 70% 전후로 높았다.

하지만 10년 사이 여성의 비율과 대졸 이상 비중이 계속해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청년층을 저연령층(15세~24세), 청년층(25세~34세)으로 나눠서 분석했는데, 2015년의 저연령층 여성 쉬었음 인구는 40.0%였으나 2024년에는 42.3%로 비중이 높아졌다. 청년층 여성 역시 같은 시기 35.0%에서 40.9%로 늘었다.

학력별로 보면 2015년 저연령층에서 대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19.4%였으나 2024년에는 23.7%로 증가했고, 청년층 대졸자 역시 54.3%에서 58.8%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고학력 청년층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점점 더 부족해지면서 일자리 미스매치가 더욱 강화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년간 구직 경험이 없다는 응답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구직경험이 없다고 답한 25~34세 쉬었음 청년층은 70.9%%였다.

2015년의 경우 쉬었음 상태 직전 구직을 경험한 비율은 41.8%였지만, 2024년에는 29.1%로 12.7%포인트(p)나 감소한 것이다.

또 조사일 직전 1주일간 직장을 원했다고 응답한 쉬었음 청년 중 ‘직장이나 일이 주어졌다면 시작할 수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99.9%가 ‘그렇다’고 답한 2015년과 달리, 2024년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 응답이 15세~24세는 24.0%, 25세~34세는 20.2%였다.

연구진은 19~34세 청년 중 쉬었음 가능성이 높은 층 3189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직업훈련 수료 또는 구직급여 수급 종료 이후 1년에서 3년이 경과한 시점에도 미취업 상태인 청년들이다.

조사 결과 2024년 12월 기준 이들의 쉬었음 평균 기간은 22.7개월이었다. 4년 이상 쉰 경우도 10.9%로 나타났고, 전체의 58.8%는 쉬었음 기간이 2년 이내였지만 근로경험이 없을수록, 연령이 높아질수록 쉬었음 기간이 증가했다.

특히 1년 이상 장기 쉬었음 청년층 중 근로소득 경험이 있는 청년은 전체의 87.7%였는데, 이들 중 일 경험이 있는 경우도 취업 상태보다는 미취업 상태인 경우가 63.0%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쉬었음 상태가 오래 지속된 경우 일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또다시 미취업 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며 “쉬었음 청년들의 경우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상태 의존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또 쉬었음 전 마지막 일자리 형태는 정규직이 38.8%였다. 하지만 계약직(25.8%), 시간제(12.6%), 프리랜서(10.0%), 일용직(8.2%)과 같은 임시 일자리 비중이 56.6%로 나타나, 불안정한 고용형태가 쉬었음을 야기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발견됐다.

이들이 쉬었음을 택하는 주된 사유는 ‘구직 의욕 부족(38.1%)’이었다. 이어 교육·자기계발(35.0%), 번아웃(27.7%), 심리적·정신적 문제(25.0%) 등이었다.

쉬었음 기간 중 주된 활동은 교육·자기계발(55.5%)과 휴식·재충전(52.1%)이 높았으나, 특별한 활동이 없었던 경우도 20.3%나 나타났다.

쉬었음 기간 동안의 심리 상태를 조사해보니, 58.2%가 쉰 기간을 ‘경제적·심리적으로 힘든 시간’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 응답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쉬었음 상태가 불안하다는 답변도 77.2%였고 경제적 어려움(71.1%) 외에 자신감 하락(62.5%), 미래 대비 미흡(53.9%)도 상당했다.

다만 이들의 84.6%는 삶에서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8.4%는 향후 1년 내 취·창업을 희망했고, 취업 준비에 상당한 시간·노력을 투자할 계획(60.9%)이 있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또 69.3%는 직장·조직에 소속돼 정기적으로 근무하기를 원했다.

일자리 선택 시 중요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임금 및 복지 수준이 높은 일자리’라는 응답이 59.5%로 전체 중 가장 높았다. 이어 일과 삶의 균형이 맟춰지는 일자리(50.2%), 직무 전문성·역량을 쌓을 수 있는 일자리(25.6%), 공정한 보상이 이뤄지는 일자리(18.9%), 조직원 간 소통과 지지가 잘 이뤄지는 일자리(12.5%), 정년 보장 등 오래 일할 수 있는 일자리(10.4%) 등 순이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쉬었음 청년이 발생하는 현상은 그 한 시점에서만 바라볼 수 없고 그 이전의 여러 상태 및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나타난 결과”라며 “여러 지원을 통한 쉬었음 상태를 탈출한 경우도 이들의 에너지를 충분히 회복하고 활동하기까지 수년간의 연속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고, 취업 이후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사후 모니터링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쉬었음 청년에 대한 지원 사업은 사회적 비용 절감을 위한 미래 투자이며, 장기적으로는 국가 성장의 중심이 될 청년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쉬었음의 가장 큰 요인은 근로 의지 부족이므로 이를 지원해줄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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