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틈 사이 날아든 길조…현대제철에 ‘황조롱이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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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5월 23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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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가 둥지를 틀었다. 예기치 않게 찾아온 반가운 손님에 현장 직원들은 물론 회사 측도 보호에 나섰다.

23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이달 초 코크스화성2팀 소속 직원들이 공장 설비를 점검하던 중 약 30m 높이의 화성공장 설비 위에서 새 둥지를 마주했다. 둥지에는 알 4개가 놓여 있었다.

직원들은 평소와 같이 까치일 것으로 여겨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며칠 후 같은 지점을 다시 찾은 직원들은, 갓 부화한 새끼 4마리를 발견하고 발걸음을 멈췄다. 새끼들의 생김새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여긴 직원들은 인터넷 검색과 사진 비교를 통해 이들이 황조롱이 새끼일 가능성을 짐작했고, 즉시 사내에 보고했다.

현대제철은 전문기관에 사진과 정보를 전달하며 확인을 요청했다. 기관은 “황조롱이가 맞다”고 회신했다.

충남 서산버드랜드에 따르면 “황조롱이는 4월 말부터 7월 초 사이에 알을 낳는다”며 “평소 쉽게 마주치기 어려운 천연기념물”이다. 황조롱이는 예로부터 ‘길조’로 여겨진다.

황조롱이를 처음 발견한 김준우 코크스화성2팀 직원은 “이 아이들이 건강히 자라 자연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요즘 철강업계가 쉽지 않은데, 황조롱이가 좋은 기운을 가져다주는 신호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황조롱이 보호를 위해 국가유산청에 보존 조치를 신청할 예정이다. 또한 둥지가 조업에 방해되지 않는 위치에 있는 만큼, 새끼들이 자립해 둥지를 떠날 때까지 관심을 기울이며 지켜볼 방침이다.

#제철소#천연기념물#황조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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