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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실종됐던 여성이 경찰청의 유전자 등록제도를 통해 45년 만에 오빠와 극적으로 재회했다. 유년 시절 헤어진 남매는 눈물 속에 서로를 다시 끌어안았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25일, 서울에 거주 중인 A 씨(48)와 부산에 사는 친오빠 B 씨(51)가 눈물의 상봉을 했다고 밝혔다.
실종 당시 세 살이던 A 씨는 부산의 한 중국집에서 가족과 식사하던 중 홀로 길을 잃었다. 이후 보호시설에 보내져 성장했다. A 씨의 가족은 A 씨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끝내 실종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A 씨는 보호시설에서 자란 뒤 사회에 나와 독립해 직장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나 마음 한쪽엔 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 있었다. 그는 2009년, 부산 남부경찰서를 찾아 유전자 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별다른 소식은 없었고, 2016년 직장을 옮기며 서울로 이주했다.
오빠 B 씨도 여동생을 잃은 그날을 잊지 못한 채 수십 년간 흔적을 쫓아왔다. 2023년 5월, 그는 연제경찰서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경찰의 권유로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다.
등록된 유전자와의 대조 결과, 기적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16년 전 등록된 A 씨의 유전자와 B 씨의 유전자가 일치한 것이다. 경찰은 2024년 3월 A 씨의 유전자를 다시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고, 두 사람이 남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상봉은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성사됐다. 오랜 세월 생사를 알 수 없었던 남매는 말없이 서로를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A 씨는 “꿈에 그리던 가족을 다시 만나 감사하다”며 “유전자 등록 덕분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두 남매의 부친은 딸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채 2008년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오랜 세월 떨어져 지낸 가족이 다시 만난 것을 축하드린다”며 “앞으로도 국민들에게 따뜻한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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