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13총국’ 연계 도박사이트 총책 구속기소…北에 70억 상납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6일 17시 27분


코멘트
게티이미지
북한 소속 해커들과 연계해 불법 도박사이트를 제작하고 국내에 유통한 조직의 총책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찬규)는 26일 국가보안법 위반, 도박공간 개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불법 도박사이트 분양조직의 총책인 김모 씨(55)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22~2024년 중국에서 외화벌이 사업에 동원된 북한 군수공업부 산하 313총국(옛 조선컴퓨터센터) 및 정찰총국 제5국(해외정보국) 소속 해커와 접촉한 뒤 불법 도박사이트 16개(도메인 71개)를 만들어 국내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깃발이 날리고 있다. 뉴시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깃발이 날리고 있다. 뉴시스
313총국은 북한 정보기술(IT) 전략을 총괄하는 부서로, 중국 단둥 등의 지사에서 불법 프로그램 용역을 수주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유사시 대남 사이버전을 위한 공작거점 역할을 한다. 정찰총국 제5국은 해외 파견 공작원 활동 부서로, 단둥 등에서 ‘경흥교류사 대표단’ 등으로 신분을 위장해 활동한다.

검찰 수사 결과 김 씨는 도박사이트 제작 의뢰와 오류 점검 등을 위해 2023년 10~11월 313총국 소속 북한 해커들과 텔레그램 등으로 1181회에 걸쳐 연락했다. 또 같은 시기에 정찰총국 제5국 소속 북한 해커로부터 도박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한 광고 매크로 프로그램도 제공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도박사이트를 국내 운영자들에게 분양한 후 차명 계좌를 통해 사이트 유지보수비 및 게임머니 수수료 등 명목으로 범죄 수익 최소 12억8355만 원을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양조직이 범행에 사용한 대포 계좌로 송금된 불법 수익은 3년5개월여 간 약 23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중 30%가량인 약 70억 원은 북한 해커에게 전달돼 북한 정권에 상납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 씨는 한국에 비해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쉽고 자금세탁과 환전이 원활한 중국에 분양조직을 결성해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중국과 베트남 등에 체류 중인 공범 3명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한 수사는 2023년 국가정보원이 첩보를 입수한 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가 국내에 입국한 김 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 하며 본격 시작됐다.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이달 7일 김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김 씨는 2012년에도 북한 해커가 개발한 ‘게임 아이템 획득을 위한 자동 게임실행 프로그램’을 국내에 유포한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범죄수익을 추징 보전하는 등 불법 수익을 차단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개인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고 북한의 대남 사이버테러 위험을 가중하는 국가안보 위해 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북한#해커#도박사이트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