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네이버스 제21대 대통령선거 아동정책 발표회에서 아동 대표들이 대통령 후보에게 직접 ‘6대 아동 공약’을 제안하는 모습. 굿네이버스 제공
“아동을 단순히 보호만 받아야 할 존재가 아니라 지금을 함께 살아가는 시민으로 바라봐 주세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모니터링단이 대통령 후보를 향해 당당히 목소리를 냈다. 제21대 대선을 앞두고 굿네이버스가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전국 초중고 학생, 학교 밖 청소년, 이주 배경 및 장애 아동 등 6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의 의견을 모아 제안한 ‘6대 아동 공약’에는 아동의 목소리가 정책이 되는 사회를 바라는 간절한 기대가 담겨 있다.
아이들이 제안한 공약은 △건강한 삶 △디지털 환경 속 안전 △일상 속 안전과 보호 △꿈과 배움 △기후환경 △아동 참여에 이르기까지 지금 이 사회에서 아이들이 마주하고 있는 삶의 문제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일상에서 마주한 문제를 고민하고 스스로 해결 방안을 찾아 정책에 담았다. 그 제안에는 복잡한 통계도 어려운 법령도 없었지만 아이들이 살아가는 현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몸과 마음이 아플 때 상황이나 배경과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해요.” 정신건강 서비스의 부족과 지역 간 의료 격차 속에서 조은성 아동(12세)의 제안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의 현실을 드러냈다. 디지털 공간의 위협을 언급한 김민서 아동(15세)은 “유해 정보로부터 보호받고 기기를 안전하게 사용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순한 통제 대신 ‘안전하게 누릴 권리’를 요구한 것이다.
“가정과 학교 등에서 안전하게 보호받고 아동 스스로 위험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해요.” 안서윤 아동(13세)의 제안은 단순한 대응을 넘어 위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를 보장해달라는 ‘진짜 안전’에 대한 요청이었다. “저는 제가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은데 그런 걸 찾을 시간이 없어요.” 문시현 아동(13세)의 말에는 성적과 경쟁에 밀려 ‘나’를 잃어버리는 아이들의 고민이 담겨 있다. 진로 활동은 직업을 정하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갈 환경에 대해 직접 말할 수 있어야 해요.” 권도윤 아동(13세)은 기후 위기 대응 정책에도 아동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지성 아동(13세)은 “아동의 참여권을 명확히 보장하는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며 민주주의 주체로서 아동의 참여를 요구했다.
이날 발표된 ‘6대 아동 공약’은 막연한 외침이 아니라 아이들의 삶에서 출발한 구체적 제안이자 스스로 살아갈 세상에 대한 바람이었다. 차기 대통령을 향해 외친 공약은 단지 하나의 문장이 아니라 대선을 넘어 우리 사회가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귀 기울여야 할 질문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