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살인범’ 차철남, 구속 송치…호송 과정서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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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5월 27일 1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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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 문제로 갈등을 빚은 지인과 평소 앙심을 품었던 이웃 등 4명을 살상한 혐의로 체포된 피의자 차철남(56·중국 국적)이 27일 오전 경기 시흥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5.5.27/뉴스1
금전 문제로 갈등을 빚은 지인과 평소 앙심을 품었던 이웃 등 4명을 살상한 혐의로 체포된 피의자 차철남(56·중국 국적)이 27일 오전 경기 시흥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5.5.27/뉴스1
경기 시흥시 일대에서 둔기와 흉기를 이용해 지인 2명을 살해하고, 이웃 2명을 다치게 한 차철남(56·중국)이 27일 검찰에 넘겨졌다.

시흥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 살인 및 살인미수, 절도 등 혐의로 구속한 차철남을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송치했다.

차철남은 시흥서를 나서는 과정에서 “아직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고 주장하느냐”, “흉기랑 휴대전화를 어디에 버렸느냐”, “피해자들한테 할 말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호송차에 올랐다.

경찰에 따르면 차철남은 지난 17일 오후 4~5시께 같은 국적 50대 A 씨 형제를 자신이 사는 시흥시 정왕동 거주지와 인근 피해자 거주지에서 각각 둔기로 살해한 혐의다.

차철남은 경찰에 “A 씨 형제는 변제 능력이 있는데도 돈을 계속 갚지 않았다”며 “그동안 이용당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이 차철남 금융 계좌 등을 분석한 결과, 과거 A 씨 형제에게 돈을 송금한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

차철남은 2012년 한국 체류비자(F4)로 입국한 후 현 주거지에서 살아왔다. A 씨 형제와는 약 13년간 의형제처럼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무직 상태였던 차철남은 가끔 일용직 근무를 하긴 했으나 과거 외국에서 벌어놓은 돈으로 주로 생활해 왔다.

때로는 이웃주민이 이사가면서 버린 물건을 허락하에 중고거래 플랫폼에 판매하며 수익을 내기도 했다.

경찰은 차철남이 최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상황에서 A 씨 형제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자 술을 마시자고 유인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현재 차철남 명의 금융 계좌 등에는 잔금이 한푼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A 씨 형제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두부 손상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구두 소견을 냈다.

경찰 관계자는 “차철남은 범행 계획 당시 계좌에 수백만 원은 안 되는 돈을 갖고 있긴 했는데, 자기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모든 걸 정리하는 마음으로 돈을 인출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금전 문제로 갈등을 빚은 지인과 평소 앙심을 품었던 이웃 등 4명을 살상한 혐의로 체포된 피의자 차철남(56·중국 국적)이 27일 오전 경기 시흥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5.5.27/뉴스1
금전 문제로 갈등을 빚은 지인과 평소 앙심을 품었던 이웃 등 4명을 살상한 혐의로 체포된 피의자 차철남(56·중국 국적)이 27일 오전 경기 시흥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5.5.27/뉴스1
차철남은 또 이달 19일 거주지 앞 편의점에서 업주인 60대 여성 B 씨를, 편의점으로부터 1.3㎞ 떨어진 체육공원에서 거주지 건물주인 70대 남성 C 씨를 각각 흉기로 찌른 혐의도 받는다.

그는 1~2차 범행 후 A 씨 동생 소유 SUV를 훔쳐 그 안에서 이틀을 지내다 ‘인생이 끝났다’는 생각에 좌절하던 중 3~4차 범행까지 감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차철남은 어차피 검거될 것이라고 판단해 멀리 달아나지 않고 거주지 주변을 배회하거나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기도 했다.

B 씨 등에 대한 범행 동기는 “나를 험담해서”, “나를 무시해서” 등이라고 차철남은 말했다. 그는 B 씨와 C 씨에 대한 범행은 우발적으로 저질렀다고도 경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B 씨와 C 씨는 현재 크게 다친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B 씨와 C 씨가 차철남 범행 직전까지 서로 큰 갈등을 빚었던 적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C 씨로부터 “차철남과 평소 서로 음식을 나눠 먹을 정도로 친분이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경찰은 차철남 3차 범행 당일 오전 9시 36분께 B 씨가 칼에 찔렸다는 112 신고를 접수해 즉시 피해자 구호 조치에 나서는 동시에 수사에 착수했다.

또 오후 1시 23분 C 씨가 흉기에 피습당했다는 112 신고를 추가로 접수하고 이들 사건 용의자를 차철남으로 특정했다.

이후 차철남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A 씨 형제 시신 2구를 잇달아 발견한 경찰은 수사본부를 편성한 데 이어 안전 안내문자를 발송하고, 오후 6시 30분께 공개수배에 나섰다.

더불어 인력 534명을 투입해 차철남이 도주 중 훔쳐 탄 바구니 자전거가 버려진 지점 일대를 집중 수색한 끝에 19일 오후 7시 30분께 시화호 부근에서 그를 검거했다.

구체적인 차철남 검거 위치는 살해 현장으로부터 약 5㎞, 자전거를 버린 곳으로부터 300~400m가량 떨어진 곳이다.

차철남은 각 범행 후 도주를 시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어차피 잡힐 걸 알았고, 자수할 생각이 있었다”고 경찰에 밝혔다.

경찰은 검거 이틀 만인 21일 차철남을 구속한 후 다음 날인 22일부터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조사를 이어 왔다.

여기에 차철남을 상대로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실시했으나 ‘사이코패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냉담성, 충동성, 공감 부족 등을 지수화한 검사다. 통상 40점 중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경찰 관계자는 “차철남을 대상으로 마약간이검사도 진행했으나 음성 반응이 나왔다”며 “정신질환 치료 이력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은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심의위)를 거쳐 차철남 얼굴과 나이, 성명 등 신상정보도 공개했다.

차철남 신상정보는 경기남부경찰청 홈페이지에 다음 달 23일까지 게시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특별 치안 활동을 강화하고, 특히 흉기를 이용한 강력범죄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시흥=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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