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한 채 주한 중국대사관에 난입하고 경찰서에서 난동을 피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구창규 판사는 28일 건조물 침입 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모 씨(41)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안 씨는 최후 진술에서 “제가 지어왔던 모든 죄를 인정하고 피해받은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고 했지만 실형을 피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개인적·정치적 목적을 위해 일반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킬 의도로 범행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캡틴 아메리카 복장으로 윤 전 대통령 지지 시위에 참여해왔던 안 씨는 올 2월 14일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난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로 이송된 안 씨는 자신을 빨리 조사해달라며 경찰서 출입 게이트 유리를 깨고 내부로 진입하려 한 혐의도 받았다. 당시 안 씨는 자신을 미국 중앙정보부(CIA) 비밀요원이라고 주장하며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2월 10일엔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관련 안건이 상정된 국가인권위원회에 난입해 방패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사람들을 막아서기도 했다.
2018년 대한애국당 소속으로 서울시 강남구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안 씨는 자신을 미군 장교 출신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약력에 따르면 육군 병장으로 만기제대했고, 신학과를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안 씨는 인터넷매체 스카이데일리에 비상계엄 당일 계엄군이 경기 과천시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간첩 99명을 체포했다는 내용을 제보한 취재원이기도 하다. 경찰은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 중이다.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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