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지나던 곳”…지하철 방화 소식에 시민들 ‘당혹’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6월 2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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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여의나루~마포역 열차 내부 방화
시민들 “유사범죄 예방 위한 철저한 대책 필요”

31일 오전 방화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던 서울 지하철 5호선 마포역에서 열차가 정상 운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43분께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에서 마포역 방향으로 향하던 지하철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 승객 400여명이 터널을 통해 마포역 등으로 대피했고 21명은 연기흡입과 골절 등 부상으로 병원 이송했다. 10시 24분께 화재가 완진됐다. 경찰은 오전 9시 45분께 방화 용의자 60대 남성을 여의나루역 인근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해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중이다. 2025.05.31. [서울=뉴시스]
31일 오전 방화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던 서울 지하철 5호선 마포역에서 열차가 정상 운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43분께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에서 마포역 방향으로 향하던 지하철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 승객 400여명이 터널을 통해 마포역 등으로 대피했고 21명은 연기흡입과 골절 등 부상으로 병원 이송했다. 10시 24분께 화재가 완진됐다. 경찰은 오전 9시 45분께 방화 용의자 60대 남성을 여의나루역 인근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해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중이다. 2025.05.31. [서울=뉴시스]
“회사가 마포역 근처에 있어서 매일 지하철로 출퇴근하는데, 토요일에 방화 뉴스를 듣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모방범죄가 발생하진 않을지 걱정도 되고…철저히 대비했으면 좋겠어요.”

지난 주말 서울 도심 한복판 지하철역에서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22년 전 대구 지하철 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침착한 대처로 중상자나 사망자 없이 화재를 무사히 진압했다.

평소 집이나 직장이 근처에 있어 해당 지하철역을 매일 오가던 시민들은 ‘생활 터전에서 이 같은 강력범죄가 발생해 당혹스럽다’며 ‘유사 범죄를 막기 위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발생한 방화 이후 첫 평일인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지하철 5호선 마포역을 찾았다. 역사 내부는 여느 평일과 다름없는 모습이었고 출근 중인 시민들은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사건 당시 운행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던 5호선 열차도 정상적으로 운행 중이었다. 방화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역사 내 기둥에 붙어있는 서울교통공사의 안내문이 없었다면 주말 발생한 사건을 짐작하기 어려워 보였다.

해당 안내문에는 “31일 8시47분경 5호선 마천행 제5535열차 방화 추정 화재 관련 불편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당시) 열차에 두고 내린 물품을 여의나루역에 보관하고 있으니 찾아가길 바란다”고 적혀 있었다.

2일 만난 시민들은 운행 중인 지하철에서 발생한 방화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이야기했다.

마포구에 거주 중인 조우선(78)씨는 “집이 근처라 평소 지하철을 자주 이용한다”며 “언제 갑자기 내가 당할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앞섰다”고 말했다.

역사 내 꽃집에서 근무하는 40대 조모씨도 “뉴스를 보고 ‘어떻게 내가 일하는 곳에서 저런 범죄가 일어나지’ 하고 정말 놀랐다”며 “지금도 불안하다. 걱정도 되고, 앞으로도 경계심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그러면서 유사 범죄를 막기 위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포구 직장으로 출근 중이던 40대 A씨는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서 개인의 분노를 표출했다는 점에서 더 놀라고, 위험하지 않은지 우려가 된다”며 “다행히 장치(불연 소재)가 돼 있어서 사망사건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병원을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는 30대 이모씨도 “언제 어디서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다”며 “이런 사고는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없으니 계속 경계하고 대비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모방 범죄 등 유사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대선 날인 오는 3일까지 공사 관할 전 역사와 열차를 대상으로 특별 경계 근무를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날 “기술 분야 시설물 점검은 주말 사이 모두 완료했고 오늘 오후부터는 본부별 팀장 책임하에 현장 점검을 나갈 예정”이라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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