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14% ‘연쇄상구균’…“국내에는 감염 감시체계 없어”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6월 3일 1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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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이현주 연구팀 연구 수행
전체 환자의 11.7% 사지 절단 등 후유증
미국·영국·일본 등은 감염 감시체계 운영

감염병 검사하는 광주보건환경연구원. (사진=광주보건환경연구원 제공)
감염병 검사하는 광주보건환경연구원. (사진=광주보건환경연구원 제공)
치사율이 높고 사지 절단 등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는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는 감염 감시체계가 없어 환자 발생 및 사망 사례를 인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이현주 연구팀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7개월간 ‘국내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시체계 구축’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국내 역학적 변화를 관찰하고 유행을 조기 발견하는 등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 감시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이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의 현황을 파악하고 감시체계 구축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검토하기 위해 발주했다.

침습성 A군 연쇄구균은 괴사성 근막염, 독성쇼크증후군, 중증 폐렴 등을 유발한다. 잠복기가 짧고 진행 속도 또한 빠르며 초기에는 증상이 다른 질환과 감별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호흡기 비말, 직접 접촉, 상처 감염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고 병원, 요양원, 학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집단 발병 위험이 있다.

연구팀이 최근 10년간(2015~2024년) 전국 다기관 연구를 통해 조사한 결과 23개 기관에서 총 383명이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을 진단받았다. 2016년부터 2018년 사이에는 연간 60건 이상 발생했고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22건, 29건이 발생하며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감염자 중 83.3%(319명)는 성인이었고 27.2%(104명)가 중환자실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전체 환자의 14.4%(55명)는 사망했고 11.7%(45명)는 사지 절단 등 심각한 후유증을 입었다.

연구팀은 침습성 A군 연쇄구균 감염이 높은 치명률, 발병 위험을 보이고 최근 전 세계적으로 사례가 증가하는 것을 고려할 때 국내에 감시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전수 감시를 위해 A군 연쇄구균 침습 감염증을 법정감염병으로 분류하고 균주의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실험실 감시가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 영국 보건안전청, 호주 등에서 함께 개발한 역학 증계기록지를 활용해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역학조사서를 제시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본 연구를 통해 침습성 A군 연쇄구균 감염 감시체계의 필요성이 확인됐다”며 “국내 역학적 변화 모니터링, 고위험군 관리, 유행 조기 발견 등을 가능하게 해 환자 관리 및 의료진과 국민의 인식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동질환을 법정감염병에 반영하는 것에 대해 세부 사항을 검토,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등 주요 국가들은 침습성 A군 연쇄구균 감염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고 대부분 전수 감시체계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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