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현수막이 옷으로”… 행안부, 재활용 산업화 시동

  • 동아닷컴
  • 입력 2025년 6월 5일 10시 00분


코멘트

행정안전부-지방자치단체-기업 간 폐현수막 재활용 업무협약 체결
폐현수막 ‘재활용률 100%’ 목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행정안전부가 폐현수막의 전량 재활용을 목표로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기업과 손잡았다. 폐현수막을 소각·매립하는 대신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순환시키는 ‘자원 선순환 모델’ 구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행안부는 5일 “세종, 강릉, 청주, 나주, 창원 등 5개 지자체와 SK케미칼, 세진플러스, 리벨롭, 카카오 등 민간기업이 참여한 ‘폐현수막 재활용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은 울산에 새롭게 리모델링 중인 SK케미칼 공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민재 행안부 차관보를 비롯해 5개 지자체 부단체장과 참여 기업 대표들이 참석해 폐현수막 재활용 확대에 뜻을 모았다.

현수막은 매년 6000톤 가까이 배출되는 대표적 일회용 옥외광고물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소각되거나 매립돼 탄소 배출 및 발암물질 유발 등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2024년 기준 폐현수막 발생량은 5408톤, 재활용 비율은 33.3%(환경부)로 아직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대통령 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 등 대규모 정치 이벤트가 있는 해에는 현수막 발생량이 급증하는데, 2022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약 1557톤이 쏟아졌다.

행안부는 폐현수막이 주로 폴리에스터(PET) 소재로 제작돼 적절한 처리 과정을 거치면 고품질 재생원료로 활용 가능한 ‘잠재 자원’임에 주목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수거-분류-가공-제품화에 이르는 재활용 체계를 구축하고, 기업과 지자체 간 상생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지자체는 지역 내 폐현수막을 수거하고, 자체 재활용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를 세진플러스와 SK케미칼에 공급한다. 세진플러스는 이를 차량 내장재나 건축자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가공하고, SK케미칼은 플라스틱 원료로 생산해 자사 제품 제조에 투입할 계획이다. SK케미칼은 이 재생 원료를 활용해 유럽연합(EU)의 친환경 포장재 기준(PCR 30% 이상 사용, 플라스틱세 등)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벨롭은 해당 원료를 활용해 의류, 가방, 새로운 형태의 현수막 등으로 업사이클링 제품을 선보인다. 카카오는 재활용 소재로 제작된 책상과 의자를 취약계층 아동에게 기부하고, 자사 플랫폼을 통해 폐현수막 제품의 유통·판매도 지원할 방침이다.

행안부는 올해 시범사업을 통해 5개 지자체에서 약 195톤의 폐현수막을 재활용하고, 처리비용을 절감해 지역-기업 간 협업 모델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향후 환경부 등 유관 부처와 협의해 재활용 제품 사용 확대와 지침 마련 등 제도화도 추진한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보는 “폐현수막 전 주기에 걸친 자원순환 시스템을 통해 환경을 살리고, 새로운 친환경 산업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