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의 광주 시내버스 파업, 운행률 70%대…시민 불편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6월 5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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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곳 중 2곳 파업 미동참, 7곳 70%대 운행률
배차간격 늘고 ‘만원 버스’에 출근길 발동동
버스기사 “불편 끼쳐 죄송” “하루빨리 타결을”
시 대체기사 투입, 지하철·택시 운행 횟수↑

광주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11년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5일 출근길 시민들이 일부 혼선을 빚었으나 우려했던 교통 대란은 없었다.

현재까지 버스 운행률은 7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시민 불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 연맹 광주지역 버스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노사 간 임단협 3차 조정회의가 결렬된 직후 첫 차 운행 시각을 기해 파업에 돌입했다.

전날 오후부터 날을 꼬박 새며 진행됐던 지방노동위원회 임단협 3차 조정회의가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노조는 월급 8.2% 인상과 65세로 정년 연장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만성 적자 등을 이유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광주 시내버스 파업은 지난 2014년 6월 이후 11년 만이다.

노조 소속인 시내버스 운수회사 9곳 중 2곳은 이번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운수회사 7곳은 근무일이 아닌 버스 기사 등을 투입해 운행률을 70~80% 수준으로 유지했다.

광주시는 시내버스 1000여 대 중 700여 대가 운행중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체 버스 기사 중 1075명이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비정규직 등을 포함한 1300여 명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5일 오전 광주 북구 월출동 시내버스 차고지에 버스들이 줄지어 정차해 있다. 노사 협상 결렬로 광주 시내버스는 11년 만에 파업에 돌입, 노선별 운행률이 평소의 60~70%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2025.06.05. 뉴시스
광주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5일 오전 광주 북구 월출동 시내버스 차고지에 버스들이 줄지어 정차해 있다. 노사 협상 결렬로 광주 시내버스는 11년 만에 파업에 돌입, 노선별 운행률이 평소의 60~70%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2025.06.05. 뉴시스

출근길 교통 대란까지는 발생하지 않았다. 배차 간격이 평소보다 늘어났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파업에 따른 불편을 크게 체감하지 못했다.

시민들은 이따금 버스 도착 알림 전광판에 띄워진 도착 예정 시간을 보고 의문스런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이내 고개를 돌려 묵묵히 버스를 기다렸다.

그러나 파업 소식을 미처 알지 못한 시민들은 당초 시각보다 버스가 정류장에 늦게 정차하자 크고 작은 혼선을 빚었다.

도시철도 1호선 금남로 4가역에는 역사 곳곳에 버스 파업에 따른 지하철 증편 운행 안내문이 붙었고, 평소보다 많은 승객이 몰렸다. 버스 대신 지하철을 이용하고자 일찍 출근한다며 볼 멘 소리를 내는 시민도 있었다.

한 도심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버스 도착 알림 전광판이 통신 접속 불량을 이유로 먹통이 됐다. 한 간선 버스에는 배차 지연으로 승객이 한꺼번에 탑승하면서 ‘만원 버스’가 됐다. 버스 안이 혼잡하자, 기존에 타고 있던 시민들은 앞문으로 하차하기도 했다.

파업 돌입 관련 사전 안내에 소홀했던 시를 향한 쓴 소리도 있었다. 광주시는 버스 노사 협상 결렬로 파업이 현실화되기 직전인 오전 5시에야 안전 안내 문자로 버스 파업 사실을 알렸다.

버스 공영 차고지 곳곳에는 멈춰 선 버스가 눈에 띄었다. 버스 기사들은 조속한 노사 합의를 바랐다.

50대 기사 A씨는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버스 기사들 역시 마음이 불편하지만 처우 개선이 시급한 만큼 넓은 마음으로 양해 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20년 넘게 일한 시내버스 기사 B씨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기사 개인도 파업에 동참하면 급여가 그만큼 차감돼 손실이 상당하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기사들 역시 생계에 지장이 있다”면서 “생계를 위해 운행에 나선 동료 기사들의 마음도 이해한다”고 했다.

광주 버스 노조는 이날 오후 3시께 광주시청에서 총파업 궐기 대회를 열었다. 조합 추산 버스기사 500여 명이 참석했다.

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광주시와 사측이 버스 노동자들의 정당한 단체 교섭 요구안에는 답하지 않고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왜곡 여론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우선은 사측과 합의에 이를 때까지 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노조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버스를 정상 운행한다.

연휴 사흘간 사측과 접점을 찾지 못하면 오는 10일부터 재파업에 돌입한다.

파업 기간 중 광주시는 비상수송 대책반을 운영한다. 출·퇴근 시간 도시철도와 택시 운행률을 높이기로 했다. 도시철도의 경우 출·퇴근 시간과 오후 10시께 각 4차례, 총 12차례 운행 횟수를 늘렸다. 택시도 출·퇴근시간 집중 배차한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임차 버스 투입도 검토한다. 버스 감축 운행으로 바뀐 노선과 시간표는 광주시 버스운행정보시스템과 빛고을콜센터120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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