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빠뜨려 가족 3명 숨지게 한 40대, 아내와 범행 계획 정황

  • 뉴스1
  • 입력 2025년 6월 6일 16시 02분


코멘트

블랙박스서 돌진 전 대화하고 함께 수면제 복용 확인

목포해경이 지난 2일 진도군 진도항에서 일가족 4명이 탑승한 차량을 인양하고 있다. 목포해경 제공
목포해경이 지난 2일 진도군 진도항에서 일가족 4명이 탑승한 차량을 인양하고 있다. 목포해경 제공
전남 진도에서 차량을 바다에 빠뜨려 가족 3명을 숨지게 한 40대 가장이 아내와 함께 범행을 계획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6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혐의를 받는 지 모 씨(49)는 동갑내기 아내 B 씨, 10대 두 아들과 지난달 30일 오후 전남 무안 소재 펜션으로 향해 하룻밤 머물렀다. 이후 진도와 목포를 돌아다녔고 31일 오후 10시 30분쯤 목포 한 공원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들 부부는 이때 지난달 28일 자택 근처 약국에서 함께 구매한 음료에 수면제를 타 아이들에게 먹인 뒤 진도항으로 출발했다.

1일 자정 무렵 진도항에 도착한 부부도 수면제를 함께 복용한 후 오전 1시 12분쯤 차량을 바다로 돌진시켰다.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 분석을 통해 이 당시 부부가 대화를 나누고 수면제를 먹은 점 등을 토대로 B 씨가 생존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함께 약국에서 음료를 구매한 점도 B 씨가 사전에 범행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지 모 씨는 열려있던 차량 창문을 통해 뭍으로 빠져 나와 119등에 가족에 대한 구조 요청 등은 하지 않은 채 서망항 공용화장실에서 5시간을 머물렀다.

지 모 씨는 인근 야산에서 노숙을 한 뒤 다음날 오후 3시 25분쯤 한 가게에 들어가 주인 휴대전화를 이용해 형에게 ‘데리러 오라’며 연락했고, 그의 형은 다시 지 모 씨의 지인에게 다시 연락을 취했다.

오후 6시 14분쯤 그의 지인은 이 가게에 도착해 지 모 씨의 도주를 도왔고 추적에 나선 경찰에 의해 오후 9시 9분쯤 서구 양동 인근에서 붙잡혔다.

지 모 씨는 경찰 조사에서 1억 6000만 원 상당의 빚으로 생활이 어려워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구조 당시 조수석에 타 있던 B 씨는 안전벨트를 착용한 상태였고, 뒷좌석에 있던 아이들은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지 모 씨의 도주를 도운 C 씨는 ‘범행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아내 B 씨도 범행을 공모했는지 여부 등에 대한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광주=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