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마약류 전체 사용량은 줄고 있지만, 외국인 밀집 지역의 필로폰 사용량이 전국 평균의 1.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가 집중 단속에 나선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전국 주요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분석한 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 조사 결과, 메트암페타민(필로폰)과 코카인 등 주요 불법 마약류의 총 사용 추정량이 5년 연속 감소했다고 12일 밝혔다.
■ 5년간 절반 가까이 줄어… 필로폰은 매년 검출
지난해 1000명당 하루 평균 불법 마약류 총 사용 추정량은 15.89㎎으로, 2020년(31.27㎎) 대비 49.2% 감소했다.
이 중 메트암페타민 사용량은 지난해 9.86㎎으로, 2020년의 24.16㎎에 비해 59% 줄었다. MDMA(엑스터시)의 사용 추정량도 2022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고, 코카인 역시 감소하는 추세다.
다만 메트암페타민은 조사 대상인 34개 하수처리장에서 매년 검출돼 완전한 퇴치는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지역별로는 인천과 경기 시화 지역의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 외국인 밀집지역, 전국 평균보다 41% 높아
외국인 밀집 지역의 필로폰 사용 추정량이 전국 평균의 약 141% 수준에 달했다. 외국인 밀집 지역은 외국인 비율이 6% 이상이거나 외국인 근로자가 500명 이상인 곳이다.
이는 외국인 마약사범의 증가 추세와도 맞물린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외국인 마약사범은 2022년에는 2573명, 2023년에는 3151명, 2024년은 3232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 범정부 단속 돌입… 하수 조사도 확대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경찰청·대검찰청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합동 단속반을 운영해 외국인 밀집 시설 등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이고, 외국인을 통한 불법 마약 사용 확산을 막을 계획이다.
식약처는 올해부터 하수역학 조사사업을 대폭 확대한다. 지난해에는 분석 대상 성분이 15종이었으나, 올해부터는 의료용 및 신종 마약류를 포함해 약 200종으로 늘어난다.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시는 배수 분구 내 10개 이상 지점에서 추가로 시료를 채취하고, 마약 성분이 검출될 경우 건물 정화조 등에서 추가로 채취해 추적 가능성을 높일 예정이다.
식약처는 “하수역학 조사는 마약류 실태를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과학적 근거”라며 “올해 조사 강화와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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