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설 구조안전위원회에서 E등급 최종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서대문구 북성초등학교의 모습.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건물 안전 등급 문제로 개학이 연기됐던 서울북성초의 해당 건물 안전 등급이 E등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E등급은 건물 안전 등급상 가장 낮은 등급이다. 학교 건물이 안전 등급 E등급을 받은 건 서울 초중고교 중 최초 사례다. 북성초는 학교 건물 3개 동 중 1개 동이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이 나올 상황에 놓이자 올 3월 개학을 연기했다가 학부모 반대로 3월 10일에 개학한 바 있다.
1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북성초의 해당 건물은 이달 초 교육시설 구조안전 위원회에서 E등급으로 최종 판정 받았다. E등급은 건물 안전 등급상 가장 낮은 단계로, 시설물 안전에 위험이 있어 건물을 즉각 사용 금지하고 보강 또는 개축해야 하는 상태다. 해당 건물은 세 번 증축됐는데, 건물의 증축된 부분 중 하나인 급식실이 E등급 판정을 받았다. 건물의 다른 부분은 C등급으로 판정받았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C등급과 E등급이 한 건물에 혼재된 상황”이라며 “낮은 등급과 높은 등급이 한 건물에 섞여서 판정받으면 가장 낮은 등급으로 건물 안전 등급이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E등급 판정을 받은 건물은 즉시 폐쇄해야 한다. 북성초는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 이하 판정이 예상된 올 2월 말부터 이미 해당 건물을 폐쇄 중이며 건물의 철거, 보강, 개축 등 향후 조치는 다음 달 중으로 열리는 개축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그 후 2년 이내에 예산을 투입해 개축심의위원회 결과대로 진행해야 한다.
급식실과 학생 식당, 일부 교실이 있었던 건물이 폐쇄되자 학교는 모듈러 건물(가건물)을 설치했고 이 건물은 이달 초 공사가 완료됐다. 해당 모듈러 건물엔 조리실 3곳, 학생 식당 4곳, 교과교실 4곳 등 총 19개 시설이 위치해있다.
학부모는 모듈러 교실의 안전과 공기질 등에 대해 우려와 비판을 표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는 서울서부교육지원청에 창문 안전바 설치 및 여닫이 창문 조정 요청, 추가 공기질 측정 요청 등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르면 이달 중으로 ‘노후학교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학기 중에 학교 노후 건물 조치를 진행해야 해 발생했던 북성초 개학 연기와 같은 상황의 재발 방지를 위함이다. 학교 노후 건물의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한 경우엔 진단 시기를 학기 중 주말 혹은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해 겨울방학인 12월 말 전에 진단을 끝내는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정밀안전진단을 학기 중에 실시하고, 안전진단 결과 필요한 조치를 방학 중에 진행해 학생의 학사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종합대책에는 학교 건물 등급 단계 중 C등급의 세부 등급을 기존 세 단계에서 C1~C4 네 단계로 세분화하는 방안, D등급에 가까운 C등급 판정이 예상돼 학교 건물의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한 경우엔 진단 주기를 4년에서 3년으로 당기는 방안 또한 담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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