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으로 떠나는 힐링여행
실제 채굴장이던 화암동굴에서 금광 체험 콘텐츠 즐길 수 있어
케이블카로 가리왕산 정상까지… 민둥산 돌리네서 인생 사진 찰칵
케이블카가 운행하는 가리왕산 정상의 운해. 정선군 제공
‘국민 고향’으로 불리는 정선은 뜨거운 한여름 태양 아래에서도 자연의 신비와 청량한 바람을 온몸에 느낄 수 있는 여행지다. 2018 겨울올림픽 스키 활강 경기장인 가리왕산 정상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며 힐링을 맛보고 한여름에도 서늘함을 느낄 수 있는 동굴 체험이 가능하다. ‘마음의 고향’ 정선의 여름 매력을 소개한다.
무더위 식히며 옛 금광 동굴 체험
다양한 빛과 영상이 어우러지는 화암동굴.정선의 여름 대표 관광지는 ‘화암동굴’이다. 1년 내내 평균기온 12∼13도를 유지해 무더위를 잊게 하는 피서지로 인기가 많다. 화암동굴은 단순한 자연 동굴이 아닌 실제 금광 개발의 역사를 간직한 유산으로서의 가치도 함께 지니고 있어 교육·문화적 의미가 크다.
연간 13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화암동굴은 전체 탐방 구간이 약 1.8㎞로 조성돼 있다. 내부에는 금광 체험 공간과 광산 장비 전시, 광부들의 삶을 재현한 테마공간이 설치돼 있다. 특히 ‘금의 세계’ 테마에서는 황금의 생성 과정에서부터 이용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영상물, 실물 전시 등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보기만 해도 마음을 설레게 하는 금괴도 있다. 곳곳에 설치된 해설판과 실감형 체험 콘텐츠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학습에도 유익해 여름방학 체험학습 장소로도 제격이다.
미디어 파사드 룸은 시각적 기술을 활용해 지하 세계의 신비로움을 발산하는 색다른 볼거리를 연출한다. 다양한 빛과 영상이 어우러져 마치 빛의 공연을 관람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화암동굴을 방문하려면 외부와 온도차가 큰 만큼 긴소매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자연과 역사, 미디어가 만나는 화암동굴은 여름철 무더위를 잊게 해 준다. 이용 요금은 성인 7000원, 어린이 4000원이다. 다음 달 중순까지 레일 교체 공사로 인해 모노레일 운행이 중단되니 이를 고려해야 한다.
구름 위 가리왕산 정상까지 단숨에
지하 600m의 서늘한 동굴 체험을 한 뒤에는 하늘과 맞닿은 가리왕산 정상의 절경이 기다리고 있다. 땅 아래의 고요한 신비로움에서 벗어나 시야가 탁 트인 하늘 가까이에서 느끼는 감동은 또 다른 세계를 접하는 듯하다. 정선의 대표 관광 랜드마크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특별한 세계로 이어주는 연결 고리와 같다.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해발 1381m 정상까지 편도 3.51㎞, 왕복 7.02㎞를 8인승 캐빈 30대가 순환 운행한다. 무장애 코스로 조성돼 노약자와 어린이, 장애인 등 교통약자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탑승 후 약 20분이면 가리왕산 정산에 도착한다. 정상에서는 장엄한 능선과 함께 벽파령의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마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풍경은 사진으로 담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의 품에 안겨 힐링하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장소다.
정상의 탁 트인 풍광 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시원하다. 정상의 기온은 하봉보다 평균 8∼10도 낮아 한여름에도 더위를 잊게 해 준다. 정상에는 2400㎡의 생태탐방 덱 로드와 전망대, 무인 카페,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는 계절과 시간에 따라 운해, 일출, 석양 등 다채로운 모습이 펼쳐진다.
하부 탑승장인 ‘알파인 플라자’도 지나칠 수 없는 명소다. 2018 겨울올림픽의 감동을 담은 기념 전시관을 비롯해 가수 전영록의 음악과 소장품으로 구성된 ‘록카페’, 어린이 놀이방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는다. 실내외 휴게공간도 잘 정비돼 있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케이블카 이용 요금은 성인 1만5000원, 소인 1만1000원이며 20명 이상 단체의 경우 1000원씩 할인된다. 또 케이블카 이용 요금 가운데 5000원을 정선 아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자연이 준 신비한 거울 민둥산 돌리네
사진 명소로 부상한 민둥산 돌리네.정선군 남면의 민둥산은 해발 1119m다. 이름처럼 정상부에 나무가 거의 없어 사시사철 드넓은 초원 풍경을 간직한 산이다. 가을이면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억새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66만 ㎡에 달하는 능선 가득 억새풀이 햇빛 각도에 따라 아침엔 황금빛, 해질녘엔 붉은 노을빛, 한낮엔 눈부신 은빛으로 물들며 매년 가을 축제 기간에만 2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다.
여름철에는 억새꽃이 피지 않지만 초록으로 물든 산정 초원은 한 폭의 동화 같은 이국적 정취를 자아낸다.
산들바람에 풀잎들이 넘실대는 모습은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색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민둥산을 특별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보석은 정상 부근에 형성된 돌리네다. 돌리네는 석회암 지대가 빗물에 녹아내려 땅이 움푹 꺼지며 생긴 카르스트 지형으로 민둥산 일대에는 이런 돌리네가 무려 12곳이나 흩어져 있다. 그중에서도 정상 억새밭 한가운데 자리한 거대한 돌리네는 산 위에서 내려다보면 커다란 원형의 웅덩이처럼 뚜렷하게 눈에 들어온다.
민둥산 돌리네는 마치 작은 산정호수처럼 신비로운 풍경이다. 현무암 분화구에 물이 고인 한라산 백록담을 연상시키는 이 돌리네를 현지 주민들은 ‘구덩이’란 뜻의 방언인 ‘구덕’이라고 부른다. 규모와 형태 면에서 손꼽히는 이 자연의 거울은 사진작가들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여행객들 사이에서 ‘인생 사진 명소’로 소문이 퍼지면서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가족 산행지로서의 민둥산도 매력이 넘친다. 해발 고도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정선군이 완만한 코스의 탐방로를 잘 조성한 덕분에 어린이들도 쉬엄쉬엄 걸어 오를 만하다. 실제로 4개의 등산로 가운데 증산초등학교에서 시작하는 1코스는 비교적 경사가 완만해 왕복 3∼4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다. 울창한 소나무와 참나무 숲이 적당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푹신한 흙길이 이어져 있어 걷는 여정 자체가 힐링이다.
정상 부근 7, 8부 능선에 이르면 시야가 탁 트인 구릉 초지가 나타나 한껏 뛰놀던 아이들도 감탄을 연발한다. 탁 트인 하늘과 주변을 병풍처럼 둘러싼 산봉우리들, 그 중심에 오목하게 자리 잡은 돌리네까지 한눈에 담고 나면 가족 모두 잊지 못할 성취감과 자연 학습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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