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경성대…글로컬대학 30 선정 위해 실행계획서 작성에 총력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3일 10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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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와 학생들이 최근 교내 중강당에서 열린 ‘글로컬대학 30 비전설명회’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장순흥 총장은 글로컬대학 사업 참여를 통해 학교를 어떻게 혁신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구성원들에게 설명했다. 부산외대 제공
‘글로컬대학 30’ 3기 사업의 예비 지정대학으로 선정된 부산의 대학들이 8월 제출을 앞둔 실행계획서 작성에 매진하고 있다. 실행계획서는 본 사업 참여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기준이 된다. 글로컬 사업은 혁신계획을 세운 지방대학 한 곳에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하는 정부 사업이다.

23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글로컬 3기 사업의 예비 지정대학으로 선정된 부산의 대학들은 최종 사업 대상에 오르기 위해 실행계획서를 작성 중이다. 실행계획서는 예비 지정 당시 제출한 5쪽 분량의 혁신기획서를 바탕으로 한 구체적 실행 방안을 담은 150쪽 규모의 문서로, 연차별 사업 계획 등이 포함돼야 한다.

부산에서는 부산외국어대, 경성대, 한국해양대 등 3개 대학이 예비 지정대학으로 선정됐다. 부산외대와 경성대는 단독으로, 한국해양대는 전남 목포해양대와 연합해 혁신기획서를 제출했다.

부산외대는 ‘언어와 인공지능(AI)’ 융합을 통해 각종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실행계획서에 담고 있다. AI의 핵심 기반인 양질의 언어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혁신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부산외대는 2027년까지 50개의 다언어 전공을 운영하며,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외국어 전공을 보유한 대학으로서의 강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챗GPT와 같은 기존 대규모언어모델(LLM)은 긴 대화나 복잡한 문맥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언어 오류를 자주 일으킨다”며 “언어 전문가들과 함께 정확하고 고품질의 AI 언어 데이터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외대는 이러한 언어 데이터를 바탕으로 챗GPT를 능가하는 AI를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실행계획서에 포함했다. 시민과 학생을 ‘AI 언어 데이터 인재’로 양성하겠다는 내용도 담는다. 장 총장은 “유행어와 옛말 등을 포함한 언어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는 교육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성대는 글로컬 사업을 통해 ‘K-컬처 국가대표’를 길러내는 대학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MEGA(메가) 단과대학’을 신설·운영할 계획이다. 이 단과대학은 미디어(Media),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축제(Gala), 예술(Arts) 분야에 특화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둔다. 프랑스의 혁신 교육기관인 ‘에콜42’를 벤치마킹해 무학년·무학과·무학점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성열문 경성대 글로컬대학 준비위원장은 “MEGA 대학의 학생들이 국내외 예술 거장들과 협업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공급해 수익을 창출하게 할 계획”이라며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학생 졸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경성대는 전문 콘텐츠 제작 시설인 ‘메가 캠퍼스’,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소 ‘메가랩’, 국내외 기업과 협업하는 플랫폼 ‘메가 허브’ 등을 교내에 설치할 예정이다.

한국해양대는 목포해양대와 손잡고 ‘1국가 1해양대’ 비전을 실행할 방침이다. 글로컬 사업 참여를 계기로, 2027년까지 두 대학을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부산캠퍼스는 AI 자율운항과 스마트 항만물류, 목포캠퍼스는 친환경과 안전 분야로 각각 지역 전략산업에 맞춰 특성화하겠다는 구상을 실행계획서에 담고 있다.

부산시는 관련 워크숍 등을 개최하며 이들 대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박형준 시장은 “부산의 대학이 글로컬대학 사업에 참여해 지역 혁신을 위한 산학협력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했다.

경성대학교 학생들이 방송용 최첨단 장비를 갖춘 XR 스튜디오에서 영상 촬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성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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