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간 IT 발전 이바지해 온 공학박사, 2명에 새 생명 선물하고 하늘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5일 0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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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34년간 공학 분야 박사로 근무하며 대한민국 정보통신 기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해온 60대 남성이 뇌사장기기증으로 2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이삼열)은 지난달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에서 서상용 씨(62) 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2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기능적 장애를 앓고 있는 백여 명의 환자에게 희망을 선물했다고 25일 밝혔다.

한평생 연구와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서 씨는 지난달 22일 대구 어머니 댁에서 갑작스레 쓰러진 후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되었다.

가족은 큰 슬픔 속에서도 서 씨의 평소 나눔의 삶을 기억하며 뇌사장기기증 및 인체조직기증을 결정했다. 서 씨의 신장(양측) 기증으로 두 명의 환자에게 소중한 생명이 전해졌고, 인체조직기증을 통해 수백 명의 기능장애 환자들이 회복의 희망을 얻게 되었다.

가족들은 서 씨가 회복할 수 없는 뇌사상태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절망감이 컸지만,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며, 기증을 결심하고 나니 힘들었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전했다.

대구에서 3남 3녀 중 다섯째로 태어난 서 씨는 KT 연구소에 입사한 뒤 34년간 공학 분야 박사로 근무하며 대한민국 정보통신 기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은퇴 후에는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자전거, 탁구, 테니스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며 건강한 삶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혼자서 당구 연습에 몰두하기도 했으며, 조용하지만 진중한 성품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삶을 살아왔다.

고인의 배우자 정난영 씨는 “여보, 그동안 가족을 잘 이끌어줘서 고마워요. 함께한 아름다운 날들을 오래도록 기억할게요. 사랑하고, 존경하고, 감사해요. 하늘나라에서도 행복하게 지내고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기다려줘요. 사랑해요”라며 깊은 애도를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아름다운 삶을 살다 가신 고 서상용 님과 유가족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 따뜻한 나눔의 마음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됐다”고 말했다.
#뇌사장기기증#공학박사#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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