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대 ‘기능인력 양성’ 호평
‘학원비 60만 원’ 아껴 일석이조
트랙터-콤바인 등 농기계로 확대
9월부턴 미니 굴착기 실습 모집
호남대 4호관 앞 주차장에 설치된 지게차 주행 실습장에서 실습생이 강사의 안내에 따라 지게차를 운전하고 있다. 호남대 제공
“대학에서 주말에 지게차 무료 실습 교육을 받고 자격증까지 땄어요. 이런 게 바로 지역민을 위한 교육이 아닐까요.”
광주에서 기업체에 다니는 박모 씨(56)는 지난해 국가 자격증인 지게차 운전기능사 자격을 취득했다. 그는 집에서 가까운 호남대 지게차 주행 실습장에서 주말을 활용해 3주간 지게차 운전과 도로 주행 교육을 받은 덕분에 실기시험에 무난히 합격할 수 있었다. 박 씨는 “요즘 취업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지게차 운전기능사 자격증에 도전했다”며 “중장비 학원에서는 60만 원 정도를 내고 배워야 하는데, 대학에서 무료로 가르쳐줘서 무척 고마웠다”고 말했다.
호남대가 중장비 기술을 취득하려는 시민들에게 무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맞춤형 기능인력 양성사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로 4년째를 맞은 지게차 교육이 큰 인기를 끌자 미니 굴착기를 비롯해 트랙터, 콤바인 등 농기계까지 실습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능인력 양성 교육은 호남대가 광주시와 함께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의 하나다. 대학 주도의 지역 혁신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는 RISE 사업은 지방대학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호남대는 광주시가 주관하는 RISE 사업에 지난달 최종 선정돼, 전체 사업 기간(5년) 동안 총 682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지게차 교육은 지역사회에 대학 자원을 개방하는 ‘커뮤니버시티’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호남대가 지게차 실습 교육에 나선 것은 대학 주변에 5개 산업단지가 있어 지게차 교육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지게차 운전기능사는 제조업체, 유통업체, 건설업체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다. 지게차는 다른 중장비에 비해 조작이 비교적 쉬우며, 1∼2개월의 단기 교육으로도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격증을 취득하면 3t 이상 지게차를 조종할 수 있다.
호남대는 2022년 4호관 앞 주차장에 지게차 주행 실습장을 조성했다. 첫해 302명이 교육에 참여했고, 2023년에는 690명, 지난해에는 540명으로 수강 인원이 꾸준히 늘었다. 정제평 호남대 산학협력단장은 “교육 이수자 가운데 약 30%가 지게차 운전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자격증 취득 외에도 노후 준비나 이직, 직종 전환을 희망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1차 교육은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진행된다. 선착순으로 15명을 모집한다는 안내문을 대학 홈페이지에 게시하자 2시간 만에 마감됐다. 교육은 주말을 활용해 총 6회에 걸쳐 진행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3개 조로 나뉘어 2시간씩 전문 강사로부터 지게차의 구성 요소, 안전교육, 주행, 상하차 작업 등을 배운다.
호남대는 오는 9월부터 시작하는 3차 교육과정부터는 미니 굴착기 실습생도 처음으로 모집할 예정이다. 또한 농촌 현실과 수요를 반영해 트랙터, 콤바인, 관리기 등 농기계 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박상철 호남대 총장은 “대학이 교육을 넘어 지역의 산업과 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혁신 파트너로서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며 “지역에 적합한 산학협력 모델을 발굴하고 현장에서 원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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