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수입하며 165억 관세포탈…오비맥주 대표 등 기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7일 14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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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오비맥주 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5.3.24/뉴스1
검찰이 맥주의 주 원료인 맥아를 수입하면서 약 165억 원 상당의 관세를 회피한 혐의로 주류 제조사 오비맥주의 대표이사 등 10명을 기소했다.

서울 북부지검 조세범죄수사부(부장검사 안광현) 27일 서울본부세관과 협력해 오비맥주가 실제로는 맥주 주원료인 맥아를 오비맥주가 수입하는 것임에도 명의상 업체가 수입하는 것처럼 가장해 관세를 면제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수사 끝에 검찰은 자유무역협정(FTA) 할당관세 제도(TRQ)를 악용해 포탈한 관세가 무려 16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대표이사, 구매팀 부사장 등 관계자 10명과 법인 6곳을 기소했다.

할당관세 제도는 고율의 관세가 적용되는 특정 품목과 관련해 정해진 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이번 사건에는 한도 안 물량에 관세율 0%가 적용됐다. 맥아의 경우 할당량을 초과하면 세율은 최대 269%까지 상승하게 된다.

오비맥주 임원들은 2018년 9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오비맥주 할당 물량을 초과한 맥아에 대해 다른 업체를 거쳐 국내에 유통하는 방식으로 구매해 합계 관세 납부를 회피한 혐의를 받는다. 또 수입 시 발생한 해상운임을 다른 비용으로 처리해 축소 수입신고하는 방법으로 관세를 회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본부세관은 지난해 4월 오비맥주가 편법으로 맥아를 수입해 관세를 포탈한 것으로 보고 서울 강남구 오비맥주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올해 3월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이후 서울북부지검은 오비맥주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관세청과 검찰은 협력 수사를 통해 글로벌 식품회사가 원가 절감이라는 미명 아래 국가 간 산업 보호 등을 위해 마련된 FTA TRQ 제도를 잠탈하기 위해 퇴직자가 설립한 위장 업체까지 동원하는 등 방법으로 관세를 포탈한 국가재정 잠식 범행의 전모를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 측은 “당사는 관세와 관련한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2023년부터 해당 수입 방식을 자발적으로 중단했고 관련된 관세 납부를 완료했다”며 “당사는 이 사안에 대하여 법정에서 우리 입장을 강력히 변호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맥주는 벨기에에 본사를 둔 AB인베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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