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살해 20대 “지름길 알려줬는데 30분간 헤매서 범행”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7일 2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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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에 흉기 3개…이유 묻자 “나를 보호하려 소지”


택시 기사를 흉기로 살해한 뒤 빼앗은 택시를 몰고 달아났던 20대 남성을 조사 중인 경찰이 피의자로부터 “지름길을 알려줬지만 길을 헤매 살해했다”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27일 살인 및 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를 받는 A 씨(21)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A 씨를 경찰서로 호송해 야간 조사를 벌였다. A 씨는 이 과정에서 “택시 기사에게 지름길을 알려줬지만 길을 찾지 못해 30분간 헤매면서 실랑이를 벌였다”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택시 블랙박스 영상과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A 씨가 택시 기사와 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난 것을 확인했다. 또 검거 당시 A 씨 가방에서 흉기 3점을 발견했는데, A 씨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흉기를 가지고 다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전날 이날 오전 3시 반경 화성시 비봉면 한 도로에서 택시를 몰고 있던 60대 기사와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휘둘러 기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곧바로 피해자의 택시를 몰고 현장을 빠져나간 뒤 인근 도로에서 보행 중이던 행인 2명을 잇달아 치고 달아났다. 피해자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A 씨는 이미 현장에서 도망한 상태였다. 경찰은 영상 분석을 통해 A 씨가 서울 방면으로 도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서울경찰청의 도움을 받아 사건 발생 약 1시간 후인 오전 4시 40분경 서초구 방배동의 도로변에 정차된 택시 안에서 A 씨를 긴급 체포했다.

당시 A 씨는 차 안에서 손과 팔에 피를 흘리며 앉아 있었고, “자해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정신질환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지도 확인하는 등 추가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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