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9일 내놓은 ‘2025 한국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인들이 매달 쓰는 양육비는 지난해 말 기준 월평균 19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15만4000원)보다 4만 원 증가한 수준이다. 반려견 가구와 반려묘 가구는 각각 월평균 17만8000원, 17만5000원을 지출했다.
특히 반려동물 치료비가 급증했다. 최근 2년간 강아지와 고양이 등을 키우는 가구는 평균 120만7000원을 지출했다. 2023년 조사(57만7000원)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다. ‘평균 100만 원 이상’을 지출한 반려 가구의 비중도 26.2%로 2년 전보다 7.4%포인트 증가했다.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양육비 이외에 상해·질병 치료, 백신 접종, 건강검진 등의 지출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치료비 지출 항목 중 1위는 ‘피부 질환 치료비’(46.0%)였고, ‘정기·장비 검진비’(43.9%) ‘소화기 질환 치료’(21.7%) ‘치과 질환 치료’(20.9%) 등이 뒤를 이었다. 입양비는 38만 원으로 2023년보다 10만 원, 장례비는 46만3000원으로 8만3000원 늘었다.
반려동물에 쓰는 비용은 이처럼 늘어나고 있지만 반려동물을 위해 따로 돈을 모으고 있는 이들은 드문 편이었다. 반려가구의 91.7%가 반려동물 보험을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 가입률은 12.8%에 불과했다. 가입하지 않은 이유로는 △보험료 부담(50.6%) △필요성을 느끼지 않음(37.4%) △보장 범위가 적음(35.8%) 등을 주로 꼽았다.
보고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를 약 591만 가구로 추산했다. 1년 전보다 6만 가구(1.1%) 늘어난 규모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기준으로는 약 1546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9.9%를 차지했다. 사실상 대한민국 국민 10명 중 3명이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는 얘기다.
반려동물의 종류별로 살펴보면 반려견은 줄고, 반려묘는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반려견 수는 546만 마리로 전년보다 10만 마리 줄어들었는데, 이는 2019년 이후 5년 만의 첫 감소다. 반면 고양이는 217만 마리로 1년 전보다 18만 마리 늘어나 반려견과 달리 큰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실내 활동에 익숙한 고양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게 큰 영향을 미쳤다.
반려동물을 키우며 느끼는 만족도는 지난해 76%로 2년 전보다 8.7%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겪은 반려가구 중 83.2%는 상실감과 우울감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16.3%는 ‘펫로스 증후군’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이 1년 이상 지속됐다.
보고서는 올 2월 12일∼3월 13일 일반 가구 2000명과 반려가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별도 패널을 대상으로 한 정성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작성됐다. 황원경 KB경영연구소 부장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반려동물의) 건강과 행복을 챙기기 위한 생애 지출이 확대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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