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서울대 삼성컨벤션센터에서 국내외 산림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한국산림공학회 국제공동학술대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산림청 제공
산림청은 서울대에서 산불, 사태, 숲길(임도), 목재수확 등 산림 재해 관리와 목재 생산 분야의 신기술을 공유하는 ‘한국산림공학회 국제공동학술대회’를 열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효율적인 산림 재해 관리와 목재 생산을 위한 혁신 산림 공학 기술을 주제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열렸다. 튀르키예, 이탈리아, 스웨덴, 미국, 일본 등 국내외 산림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해 발표와 토론을 이어갔다. 참석자들은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을 위한 혁신 기술, 드론 라이다(LiDAR) 등을 활용한 정밀임업 기술 등을 공유했다.
특히, 갈수록 길어지고 커지는 산림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대응법이 논의됐다. 산불, 사태, 병충해 같은 재난을 예방하고 발생 시 빠른 시간에 복구하기 위한 임도의 중요성에 대한 각국의 의견이 쏟아졌다.
임도는 산불을 끄는 인력이나 장비가 빠르게 현장에 투입되고 밤에도 불을 끌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연기나 기상 여건 때문에 산불 진화 헬기가 못 뜨면 임도가 불을 끄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한국산림휴양학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임도가 있으면 2km 길이를 기준으로 4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반면에 임도가 없어 걸어가면 약 48분 정도가 걸려 12배 차이가 난다.
이날 압둘라 아카이 튀르키예 버사 기술대학 산림공학과 교수는 학술대회 발표에서 “한국처럼 숲이 빽빽한 나라는 숲을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해 숲 가까이에 접근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건 임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튀르키예의 산림에 있는 도로는 약 30만km로 이 중 23만7000km가 임도이며, 36만km까지 조성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생태계 손상을 최소화하며 필요한 곳에만 임도를 닦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압둘라 교수는 “필요한 곳에 산림경영이 가능하도록 통로를 연결해야 하며, 규정을 통해 토양과 수자원에 대한 잠재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
카즈히로 아루가 일본 우츠노미야 대학 산림공학과 교수도 “1980년대까지 일본에서도 환경단체의 반대가 있었다. 이후 산림을 가꾸고 산림 순환 경영을 하는데 임도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점차 높아졌다”고 했다. 이어 “집약적 경영을 위해서 작업로를 포함해 1ha(헥타르)당 200m까지 임도를 조성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일본은 모든 숲을 1m 크게 격자로 경사와 곡률을 나타낸 산림 정보 지도를 바탕으로 붕괴 위험지를 피해 임도 노선을 설계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임도는 1968년부터 조성돼 2024년 말 기준 총길이는 2만6785km다. 전체 산림면적 1ha당 임도 밀도는 4.25m다. 임업 선진국으로 꼽히는 독일은 54m, 일본은 24.1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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