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 버거 직접 먹었다… “냄새나고 특별한 맛 없어”

  • 동아닷컴
  • 입력 2025년 7월 1일 11시 35분


코멘트
유튜버 이충근 영상 갈무리
유튜버 이충근 영상 갈무리
수도권 일대를 뒤덮고 있는 ‘러브버그’를 이용해 햄버거 패티를 만들어 먹는 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30일, 구독자 4만 명대 유튜버 ‘이충근’은 ‘수천만 마리 러브버그로 버거 만들어 먹었습니다… 진짜 먹습니다(※충격주의)’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러브버그가 대량 출몰한 인천 계양산에 올라 직접 곤충을 채집하는 모습이 담겼다. 유튜버는 러브버그의 사체가 쌓인 산 전체에 썩은 냄새가 퍼져 있었다며, 현장에 악취가 난다고 전했다.

그는 러브버그가 사람을 물지 않고 독성도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몸에 붙이거나 입에 들어가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채집한 러브버그는 보관한 뒤, 계란·전분가루·소금·후추 등을 넣어 패티 형태로 조리됐다.

패티를 시식한 그는 “산에서 맡는 러브버그 특유의 냄새가 난다”며 “고소하긴 하지만 특별한 맛은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튜버 이충근 영상 갈무리
유튜버 이충근 영상 갈무리


■ 포식자도 먹지 않는 이유는 ‘맛’? 체액의 산성도가 주요 원인


러브버그는 체내에 산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포식자가 기피하는 곤충으로 알려져 있다. 새나 개구리, 두꺼비 같은 대표적인 곤충 포식자들도 러브버그는 잘 먹지 않는데, 이는 곤충 내부 체액의 산성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국제환경대학원 새러소타 카운티 캠퍼스 소속 캐럴 와이엇 이븐스 연구원은 “러브버그는 산성 맛 때문에 포식자들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 생물학 교수도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브버그의 산성도를 경고했다. 그는 “러브버그는 평소 pH 6 수준의 중성이지만, 햇빛과 건조한 환경에 노출되면 pH 4까지 산성화된다”고 밝혔다.

■ 익충이지만 불쾌해… 시민 스트레스도 가중

러브버그를 둘러싼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현장에선 시민 불편도 계속되고 있다.

인천시 계양구에 따르면 6월 23일부터 30일까지 일주일간 관련 민원이 440건 접수됐다. 인근 서구에서도 올해 들어 240건 이상의 민원이 발생했다. 계양산 등산로에는 러브버그 사체가 10cm가량 쌓인 사진이 SNS에 공유되며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30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에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무리가 등산로와 등산객들에게 들러붙으며 불쾌감을 주고있다.  2025.06.30 [인천=뉴시스]
30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에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무리가 등산로와 등산객들에게 들러붙으며 불쾌감을 주고있다. 2025.06.30 [인천=뉴시스]

서울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서울시에 따르면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2022년 4418건에서 2023년 5600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9296건에 달했다. 2022년까지만 해도 은평·서대문·마포구에 집중됐던 민원은 현재 서울 전역에서 고르게 발생하고 있다.

■익충인가 해충인가… “대량 발생 땐 해충처럼 느껴진다”

러브버그를 둘러싸고는 ‘익충이냐 해충이냐’를 두고 논쟁도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가 사람을 물거나 병을 옮기지 않으며, 식물의 수분을 돕는 등 생태계에서 일정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차량 시야를 방해하거나 야외활동에 불편을 주는 등 생활 피해가 커지고 있어 시민들 사이에서는 해충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서울시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유행성 도시 해충 확산 실태와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바퀴벌레·빈대에 이어 ‘보기만 해도 싫은 곤충’ 3위에 올랐다. 응답자의 86%는 “이로운 곤충이라도 대량 발생하면 해충처럼 느껴진다”고 응답했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