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아서 배달시켰는데 설거지?…이젠 문앞에 용기 내놓으면 ‘끝’[알쓸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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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7월 2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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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에 설치된 다회용기 전용 반납기계를 시민이 이용하는 모습(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공식 인스타)/어플로 주문한 음식이 다회용기에 담겨있는 모습.(배달의민족)
한강공원에 설치된 다회용기 전용 반납기계를 시민이 이용하는 모습(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공식 인스타)/어플로 주문한 음식이 다회용기에 담겨있는 모습.(배달의민족)

배달음식의 마지막 단계는 종종 또 다른 노동으로 이어진다. 특히 빨간 국물 음식을 시켜 먹은 뒤에는 기름기 낀 용기를 씻고 분리배출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편의를 위해 시작한 배달이 오히려 수고를 더하는 역설이다.

이런 불편함을 줄이고 환경까지 지킬 수 있는 새로운 배달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식사 후 그릇을 문 앞에 내놓기만 하면 되는 ‘다회용기 수거 시스템’이다.

이는 음식점에서 자가 그릇을 가져가는 방식과는 다르다. 전문 수거 업체가 다회용기를 회수·세척해 재사용하는 방식이다.

주문자는 배달 앱에서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선택할 수 있다. 집에서 배달을 받았다면, 포장에 인쇄된 QR코드를 스캔해 반납을 신청하면 된다. 반납 예약 후 문 앞에 두면 수거해간다.

이 시스템은 현재 한강에도 도입돼 있다. 서울시는 여의도·뚝섬 한강공원에 ‘다회용기 전용 반납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한강 둔치에서 배달음식을 시켜먹은 이용자들은 다 먹은 용기를 반납기에 넣기만 하면 된다.

서비스를 이용해본 시민들은 “용기가 스테인리스라 엄청 뜨끈뜨끈 하다”, “다회용기로 배달되니 환경호르몬 걱정 없어 좋다”, “외부에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 힘들었는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대체로 긍정적인 후기를 SNS에 남겼다.

다회용기, 어떻게 관리될까?
이 시스템은 정확히는 다회용기 렌탈·수거·세척 서비스다. 민간 벤처기업이 개발해 배달 어플업체와 협력해 서비스하고 있다. 보증금이나 추가 비용 없이 전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회수한 다회용기는 전문 세척장에서 세척한 뒤, 다시 필요한 음식점에 공급한다. 세척 과정은 ‘애벌 → 불림 → 고온 → 헹굼 → 건조 → 살균 소독 → 전수 검사’까지 총 7단계를 거친다.

현재는 서울·경기·인천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향후 전국 단위로 확대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지금까지 일회용품 약 744만 개 사용을 줄이고, 폐기물 약 111만kg을 절감했다고 업체는 밝혔다.

정미선 서울시 자원순환과장은 “서울에서 ‘14년 하루 896t 발생했던 폐플라스틱은 ’21년 2753t으로 급증,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획기적 실천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깨끗한 공원 환경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배달 다회용기 사용’에 적극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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