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쇼’ 사기 기승…교직원·연예인 매니저·정당 당직자 사칭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7월 2일 14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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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대·고려대·한양대·경희대·충북대 ‘사칭 사기 주의’ 안내
방송인 탁재훈 매니저 사칭한 주류 대리구매 사기 의혹도
경찰 “물품 대리 구매 응하지 않고 예약금 받는 편이 좋아”

ⓒ뉴시스
교직원, 연예인 매니저, 정당 관계자 등을 사칭해 대리 구매를 유도하는 ‘노쇼(No-Show)’ 사기가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다. 노쇼 사기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경제적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광운대는 지난달 24일 최근 피아노 업체로부터 피아노, 의자 등 구매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광운대 측은 물품을 주문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광운대 직원을 사칭한 사람이 업체를 속여 물품을 구매하겠다고 피아노 업체에 주문한 것이었다. 이 사람은 피아노 업체 측에 의자 등을 대신해 구매해달라고 부탁했다. 피아노 업체는 광운대 직원이 맞다고 생각해 이를 공급받을 업체에 2000만원을 송금해 피해를 봤다.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한 광운대는 학교 누리집을 통해 “최근 우리 대학 사업자등록증 사본, 구매확약서, 위조된 교직원 명함 등을 사용하여 물품을 주문하고 관련 대금의 선입금을 요구하는 등 사기 및 물품 대금 편취 행위가 시도되고 있다”고 공지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해당 사기 사건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해 범인을 추적하고 있다.

노쇼 사칭은 광운대를 비롯해 고려대, 한양대, 경희대, 충북대 등에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사업자등록증 사본, 구매확약서, 위조 교직원 명함 등을 사용해 물품을 주문하고 대금 선입금을 요구하는 등 사기 행각이 빈번하게 나타나자 이들 대학은 누리집을 통해 교직원 사칭 사기에 주의해달라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사기 수법은 대체로 유사하다. 일당은 학교, 기관, 유명인 관계자 등을 사칭해 업체에 대형 계약을 제안한 뒤 물품 일부를 허위 제3업체에서 대신 구매해달라고 요청한다. 피해 업체가 속아서 물품 대금을 보내면 일당은 돈을 챙겨 사라지는 구조다.

유명인 측근은 물론 정당 관계자와 공무원을 사칭한 사례도 있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5월 방송인 탁재훈씨 매니저라고 속인 인물이 주류 대리구매 사기를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를 사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를 사칭한 사람이 부산, 경기 등에서 선거 물품 제작 업체, 식당, 숙박업소 등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인 사례가 나타나 정당이 경찰에 고발하는 일도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충북, 강원 동해시, 경남 함양·거창군 등에서 공무원을 사칭해 노쇼 사기를 벌였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바 있다.

경찰은 노쇼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홍보는 물론 수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노쇼 사기가 피싱사기나 투자리딩방 같은 사이버 기반 사기 형태라는 점을 고려해 피싱사기 전문수사부서인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 피싱범죄수사계를 집중수사관서로 지정해 수사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노쇼 사기와 관련해 “물품 등을 대신 구매해달라는 요청이나 결제를 대신 해달라는 식의 요청에는 응하지 않는 편이 좋다”면서 “(대규모 경제적 거래가 있을 때는)예약금을 일정 정도 받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사기가 의심되는 요청을 받았을 때는 수사기관에 신고해도 된다”며 “이미 사건이 발생하면 일당을 검거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는 편이 좋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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