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유턴을 하다 택시를 들이받기 직전인 A 씨 차량. 대한민국 경찰청 유튜브 영상 캡처
경찰서 앞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한 차량이, 퇴근 중이던 경찰관의 추격 끝에 붙잡혔다. 당시 현장에는 시민과 피해 택시기사도 함께 추격에 가세해 눈길을 끌었다.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지난 5월 14일 오후 10시 57분경 춘천경찰서 정문 앞 도로에서 발생했다.
당시 A 씨(30대)가 몰던 승용차는 불법 유턴을 시도하다 직진 중이던 택시의 앞범퍼를 들이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 씨는 사고 수습 없이 그대로 차량을 몰아 도주했다. 피해 택시기사는 차량 밖으로 뛰어나와 “저 차 좀 잡아주세요!”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 퇴근 중이던 경찰관, 시민과 함께 추격 나서
마침 퇴근 중이던 춘천경찰서 교통관리계 소속 정명재 경감은 경찰서 정문을 나서다 이 상황을 목격했다. 정 경감은 곧장 뺑소니 차량을 뒤쫓기 시작했다.
이 추격전에 피해 택시와 또 다른 시민까지 합류했다. 경찰관·시민·택시기사가 함께 뺑소니 차량을 추격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도주극은 약 400m가량 이어졌다. A 씨의 차량은 춘천시 온의동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 차단기에 가로막히면서 멈춰 섰고, 시민들과 택시기사가 차량 주변을 에워싸며 길을 막았다.
정 경감은 즉시 A 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 혈중알코올농도 0.2%… 면허 취소 수준
경찰 조사 결과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를 넘는 면허 취소 수준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 씨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및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입건하고,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은 최근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와 정 경감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며 시민들의 협조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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