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0대女 80% “정자은행 찬성”… 절반은 “비혼출산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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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7월 4일 14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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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발표…독신 선택 여성 비율 82%
남 ‘육아비용’ 여 ‘양성평등’…“성별 친화 정책 개발”

인천 미추홀구 아인병원에 마련된 신생아실에서 신생아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인천 미추홀구 아인병원에 마련된 신생아실에서 신생아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서울 30대 미혼 여성 10명 중 8명은 초저출생 대응 정책으로 ‘정자은행’ 이용에 찬성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결혼과 출산 이외 대안적 삶의 방식으로 독신을 선택하겠다는 여성 비율도 80%를 넘겼다.

4일 서울역사박물관이 발표한 ‘서울 시민의 임신 및 출생 문화’에 따르면 서울 거주 30대 미혼 여성 300명 중 82%가 초저출생 대응 정책으로 정자은행 이용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남성 찬성 응답률은 66%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13일부터 이틀간 서울 거주 30대 미혼 남녀 600명(30~33세·24~36세·37~39세 남녀 각 100명씩)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통해 진행했다.

결혼과 출산 이외 대안적 삶의 방식으로 독신에 동의하는 여성 비율은 82.3%, 남성은 65.3%로 집계됐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비혼출산’을 긍정하는 남녀 비율도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남녀 중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것에 동의한다’ 응답률은 여성 49.0%, 남성 47.0%로 집계됐다.

서울 거주 30대 미혼 남녀는 결혼과 출산 인식 차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결혼과 출산 의향 모두 긍정적이라고 답변한 남성은 전체의 65.3%인 반면 여성은 33.7%로 나타났다.

결혼과 출산 모두 부정 의향을 선택한 여성이 35.7%인 반면 남성 15.7%로 집계됐다. 결혼 의향은 긍정적이지만 출산 의향은 부정적이라고 답변한 여성 비율도 25.3%로 조사돼 전체 여성 응답자의 61.0%가 출산에 부정적인 의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출산 의향에 부정적인 응답자 중 출산을 원하지 않는 이유는 남성과 여성 간 주요 순위가 달랐다.

남성은 △경제적 부담(63.0%) △잘 키울 수 있을지 걱정(42.4%) △사회가 아이 양육에 좋지 않아서(32.6%) △혼자 또는 배우자와 더 행복해서(22.8%) 순서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여성은 △경제적 부담(38.3%) △사회가 아이 양육에 좋지 않아서(33.9%) △잘 키울 수 있을지 걱정(31.7%) △경력단절 염려(24.0%) △혼자 또는 배우자와 더 행복해서(15.8%) 순서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경력단절에 대한 우려는 30대 중에서도 30~33세 집단에서 가장 높아 사회생활 초기 단계 여성들에게 출산이 경력개발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자녀·아이에 대한 생각 성별 조사(서울역사박물관 ‘서울 시민의 임신 및 출생 문화’)
자녀·아이에 대한 생각 성별 조사(서울역사박물관 ‘서울 시민의 임신 및 출생 문화’)
출산 의향에 영향을 미칠 정책적 요인에서도 성별 인식이 엇갈렸다. 남성은 △육아비용 지원(64.1%) △주거문제 지원(55.4%) △사교육비 해결(51.1%) 등 경제적 지원을 핵심으로 인식한 반면 여성은 △양성평등 실현(56.8%) △사회 안전성 확보(55.2%) △사회 불공정성 해결(51.9%) 등 사회문화적 환경 개선을 우선으로 꼽았다.

육아비용 지원이 출산 의향에 영향을 미칠 정책이라고 꼽은 여성은 39.3%, 양성평등 실현을 꼽은 남성은 26.1%였다.

보고서는 “특기할 만한 사실은 저출생 위기 및 심각도를 인지하는 것부터 저출생 해소 정책을 둘러싸고 성별 격차가 매우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향후 저출생 해소 정책은 성별 격차를 고려해 각 성별 친화정인 정책 개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에 대한 인식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여성의 90.3%는 ‘아이는 나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응답한 반면 남성의 53.3%는 ‘아이는 의지할 수 있어 든든하다’를 선택해 각각 가장 높은 선택률을 보였다.

저출생 문제에 대한 관심도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남성은 △매우 관심 있다(21.7%) △어느 정도 관심 있다(56.0%)를 포함해 총 77.7%가 관심인 반면 여성은 △전혀 관심없다(8.3%) △별로 관심 없다(35.3%)를 합쳐 43.6%가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30대 청년층 가운데서도 여성을 중심으로 기존 표준화되지 않은 삶에 대해 더 허용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음을 고려할 때 대표적인 여초 도시 서울의 출산 및 가족양식 변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리라 추론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생활사박물관은 급변하는 서울을 기록하기 위해 2020년부터 매년 서울 생활사 조사연구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2021년 발표한 ‘패션으로 보는 서울의 문화지형도’에 이어 올해로 다섯 번째 발표를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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