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맥못춘 대구치맥축제…치킨도, 맥주도 ‘뜨끈뜨끈’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7월 4일 1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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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개최 이래 평균 최고기온 기록
시민들 “견디기 힘들어 못 있겠다”
무더위 쉼터 적다…폭염사고 15건

폭염이 연일 계속된 2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2.28 자유광장에서 열린 ‘2025 대구 치맥 페스티벌‘에서 한 관람객이 양산으로 햇빛을 가린 채 앉아 쉬고 있다. 2025.06.02 대구=뉴시스
폭염이 연일 계속된 2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2.28 자유광장에서 열린 ‘2025 대구 치맥 페스티벌‘에서 한 관람객이 양산으로 햇빛을 가린 채 앉아 쉬고 있다. 2025.06.02 대구=뉴시스
“태양열로 치킨 굽나?” “치킨도 뜨거워서 많이 못 먹겠네” “오늘은 그냥 일찍 집에 갈래”

제13회 대구치맥페스티벌 개최 사흘째인 4일 오후 5시30분께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일대.

체감온도 36도가 넘는 찜통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자 행사장 곳곳에서는 시민들의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번 축제는 치맥페스티벌이 2013년 처음 개최된 이래 역대 최고 무더위를 기록했다.

시민들은 짧은 복장을 하고 부채질을 하며 걷는 등 나름대로 더위를 이겨내려 했으나 온몸에서는 땀이 줄줄 흘렀다.

폭염이 견디기 힘든 아이들은 축제장에 마련된 바닥분수로 모여 물대포에 얼굴을 묻거나 주저앉기도 했다.

치맥을 즐기기 위해 자리에 앉은 시민들의 미소도 오래가지 않았다. 대다수는 “무더운 날씨 탓에 오래 머물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연차를 내고 축제장을 찾은 김재원(31)씨는 “모처럼 휴가를 내고 치맥을 즐기러 왔지만 이 날씨에는 도저히 오래 있을 수 없다”며 “치킨도 물리고 맥주도 금세 뜨거워져 질리기 시작한다”고 하소연했다.
치킨 판매에 나선 알바생과 축제 스태프들도 계속 이어지는 더위에 지쳐가고 있었다.

인형 탈을 쓰고 시민들을 맞이하던 한 알바생은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무더위 쉼터로 이동해 흠뻑 젖은 얼굴을 닦았다.

스태프 오승준(20)씨는 “근무 중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아쉽다. 휴식 시간이 되면 스태프끼리 각 구역에 마련된 그늘에서 쉰다”며 “선풍기나 에어컨이 없어 그늘에서 마시는 얼음물이 유일한 생존 수단”이라고 말했다.

무더위 쉼터를 찾은 시민들은 “냉장고 같은 시원함은 없지만 그래도 바깥보다는 낫다”면서도 “이런 공간이 많았더라면 시민들이 더위를 해소하는 데 도움 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기상청 기상개방자료포털을 통해 뉴시스가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역대 치맥페스티벌 기간 평균 최고기온은 올해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13년 34.8도 ▲2014년 31.1도 ▲2015년 31.9도 ▲2016년 35.5도 ▲2017년 35.5도 ▲2018년 36도 ▲2019년 27.7도 ▲2022년 33.9도 ▲2023년 28.5도 ▲지난해 33.3도 ▲올해 36.1(현재까지)도로 기록됐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축제를 일찍 개최했음에도 역대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폭염 관련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총 24건(이송 1건, 현장조치 23건)의 구급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폭염으로 인한 어지럼증 호소와 구토 증상 등이 15건을 차지했다.

축제 첫날에는 개막식을 준비하던 한 20대 여성 스태프가 어지럼증을 호소해 119구급대의 들것에 실려 가기도 했다.

대구소방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소방차 6대(펌프차 1대, 순찰차 2대, 구급차 3대)와 인력 38명을 행사장 곳곳에 배치했다.

축제 주최 측인 대구치맥페스티벌조직위원회도 자체 섭외한 사설 병원 2곳 인력을 투입해 폭염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제13회 대구치맥페스티벌은 6일까지 이어진다.

[대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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