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찰 장례 치르는 장의사 되겠다…잘 감당해볼 각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6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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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51·사법연수원 30기)이 4일 오전 첫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뉴스1
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51·사법연수원 30기)이 4일 오전 첫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뉴스1
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이 “검찰의 장례를 치르는 장의사가 되겠구나고 생각한 지 오래”라며 “한 시대를 잘 마무리 지어야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이니 장의사 역시 너무도 막중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잘 감당해 볼 각오”라고 했다.

임 지검장은 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검장 취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난 금요일 서울동부지검에 첫 출근했다”며 “2018년 2월 서지현 검사의 미투로 발족된 진상조사단에 참고인으로 출석했었다. 그때처럼 건물 모퉁이를 도니 저 멀리 기자분들의 카메라가 보였다. 참고인에서 검사장으로, 겨울에서 여름으로의 계절 변화처럼 많이 달라진 듯한데, 그때나 지금이나 검찰의 현실이 참담해 속이 상했다. 2018년 그때라도 제대로 고쳤다면, 수사 구조 개혁의 해일이 이처럼 거세게 밀려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임 지검장은 “인천세관 마약 밀수 사건을 잘 챙겨봐 달라는 당부를 많이 듣고 있는데, 그 사건은 대검 합동수사팀에서 수사하고, 서울동부지검은 공간만 빌려주는 것이라 제가 관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백해룡 경정님께 사정을 설명드리고, 내부고발자로서 흔들리지 말고 가야 할 길, 계속 함께 가자고 당부하는 의미에서 박정훈 대령님과 함께 격려 방문 와 주십사 부탁드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울동부지검은 검찰 수사관들이 청사 앞 ‘란 다방’에 모여 검찰 수뇌부의 결정에 반기를 드는 집단소송을 결의한 속칭 ‘란 다방의 난’으로 유명한 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사 불이익 등 대검의 탄압이 워낙 심해 결국 진압당했었지만, 결기의 DNA가 있어 여기라면 해 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씩씩하게 계속 가보겠다. 함께 해 주시라”고 했다.

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 (공동취재) 2025.6.20/뉴스1 ⓒ News1
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 (공동취재) 2025.6.20/뉴스1 ⓒ News1
임 지검장은 그간 검찰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검찰 개혁을 주장해 온 인물이다.

임 지검장은 4일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 청사로 첫 출근하면서 “검찰이 수술대 위에 놓인 상황이어서 바뀐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해체에 가까운 개혁을 당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검찰이 그동안 해 온 봐주기 수사와 거짓말에 대해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취임식에서 “국민이 수년간 지켜보았던 표적 수사와 선택적 수사, 제 식구 감싸기와 봐주기 수사를 인정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권을 사수할 때 집단행동도 불사했고 검찰 잘못에는 침묵했다”며 “검찰권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일 게 아니라 국민 신뢰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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