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개원한 단양군보건의료원이 지역의 응급의료 공백을 해소하고 군민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단양군보건의료원 전경. 단양군 제공
인구소멸 위기 지역이자 응급의료 취약지인 충북 단양군에 지난해 7월 1일 문을 연 ‘단양군보건의료원’이 개원 1년 만에 지역 주민의 의료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단양군에 따르면 군보건의료원은 개원 이후 지난달까지 총 3만460명이 진료를 받았다. 이는 개원 전 1년 동안의 진료 건수인 1만3180명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개원과 함께 운영을 시작한 응급실 이용 건수는 4257건으로, 이 가운데 1277건은 관광 등으로 단양을 찾았다가 응급 상황을 겪은 경우였다.
군보건의료원 의료행정팀 김유민 담당은 “그동안 지역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제천이나 경북 영주, 강원 원주 등 인근 지역으로 가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응급실 운영으로 지역 내에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어 군민과 방문객의 생명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단순 진료 기능을 넘어 응급의료 1차 수용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단양군보건의료원 전경. 지난해 7월 문을 연 이 의료원은 응급의료 공백을 메우며 지역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단양군 제공 군보건의료원은 현재 응급의학과, 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치과, 한의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비뇨의학과, 안과, 정형외과 등 10개 진료과에 13명의 의사(공중보건의 6명, 요일제 파견의사 4명 포함)와 12명의 간호사가 근무 중이다. 병상은 30개이며, 개원 이후 총 355명이 입원해 평균 4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김 담당은 “올해 2월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승격돼 365일 24시간 응급진료 체계를 완비하고 응급환자 진료 및 후송 시스템도 한층 강화했다”며 “개원 1주년을 맞아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급실 운영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개원 1년 만에 지역 공공의료의 거점으로 자리 잡은 단양군보건의료원이지만, 출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인구 2만7000여 명의 단양군에서는 지역 내 유일한 응급의료기관인 단양서울병원이 2015년 4월 경영난으로 폐원하면서 응급환자 생존율 저하와 주민 의료 불안이 커졌다. 이에 따라 응급의료기관 설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고, 군은 보건소를 보건의료원으로 격상시키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 개원한 단양군보건의료원이 지역의 응급의료 공백을 해소하고 군민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단양군보건의료원 전경. 단양군 제공 2018년 12월 보건의료원 건립 계획이 확정됐으며, 보건의료원은 기존 보건사업 외에 입원 치료(30병상), 진료, 응급의료 등을 수행할 수 있는 병원 수준의 보건기관이다.
의료원장과 전문의 채용 과정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전국 15개 보건의료원 가운데 최고 수준의 연봉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3차례 채용공고에서 원장과 응급의학과 의사 1명은 지원자가 없었다. 이에 군은 응급의학과 의사의 연봉을 3억8400만 원에서 4억320만 원, 이후 4억2240만 원까지 인상했으며, 아파트 숙소와 별장 제공이라는 파격 조건을 제시해 채용에 성공했다.
군보건의료원은 ‘건강한 단양’ 실현을 목표로 이비인후과 신설과 안과 진료일 증설 등을 추진 중이다. 현재 4명인 공중보건의를 정원인 7명까지 확충하고, 예산과 인력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도 요청하고 있다.
단양군보건의료원 전경. 지난해 7월 문을 연 이 의료원은 응급의료 공백을 메우며 지역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단양군 제공 김문근 단양군수는 “군보건의료원은 단순한 병원을 넘어 군민 모두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출발점”이라며 “2027년까지 건강검진센터를 개소해 질병 조기 발견부터 예방·치료까지 아우르는 전천후 농어촌 의료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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