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잘 안 타는 ‘신소재 전투복’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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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아이엔티-섬유개발연구원 협업
잘 녹지 않는 성질로 화상 위험 줄여
착용감-활동성 평가서 높은 만족도
이달 방위산업 부품 대전서 첫 공개

7일 대구 서구 ㈜보광아이엔티 기업부설연구소에서 임직원들이 새로 개발한 ‘노멜트 노드립 전투복’의 화염 노출 실험 결과를 살펴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보광아이엔티 제공
7일 대구 서구 ㈜보광아이엔티 기업부설연구소에서 임직원들이 새로 개발한 ‘노멜트 노드립 전투복’의 화염 노출 실험 결과를 살펴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보광아이엔티 제공
대구의 섬유 기술혁신기업(이노비즈)과 연구기관이 전투복 신소재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대구 서구의 ㈜보광아이엔티와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최근 ‘노멜트 노드립(No Melt, No Drip) 전투복’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현재 군에서 사용 중인 전투복은 원단에 불이 붙었을 때 착용자가 신속히 피복을 제거하더라도, 소재의 용융(Melt)과 적하(Drip) 현상으로 인해 2차 화상을 입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노멜트 노드립 전투복은 화염에 노출돼도 잘 녹지 않는 특성이 있어 화상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영국 등은 화염과 열로부터 군인을 보호하는 데 있어, 전투복 착용자에게 2차 화상을 일으킬 수 있는 열가소성 고분자 물질의 용융 현상을 주요 위협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 물질이 피부에 달라붙은 채 응고되는 과정에서 고열이 발생하고, 그 열이 피부 깊숙이 퍼지며 심각한 화상을 초래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피부에 붙은 잔류물을 의학적으로 제거하기도 어려워진다. 분해된 고분자 물질은 손상된 피부 사이로 침투해 깊은 상처를 유발하고, 혈액에 흡수될 가능성도 있다.

노멜트 노드립 전투복은 2020년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민군(民軍) 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2022년부터는 보광아이엔티 중심의 소재화 컨소시엄이 실용화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의 지원, 민군협력진흥원의 전담 관리를 통해 총사업비 13억 원을 투입해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사업 기간은 8월 31일까지다.

보광아이엔티 연구진은 올해 5월 ‘한국의류산업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노멜트 노드립 전투복의 편의성과 동작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신소재가 난연 기능을 갖추면서도 착용자들이 전투복의 기본 성능을 체감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였다.

연구진은 지난해 6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군 복무자들을 대상으로 전투복을 착용하게 하고, 편의성과 동작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착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전투복의 착탈 편의성은 모든 조사 시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상의 착용 시 착용감 만족도가 높았다. 활동성 평가에서는 일상 보행이나 팔을 흔드는 동작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기존 전투복과 비교 착용 시험에서도 실험 참여자들은 소재 촉감의 차이는 느꼈지만, 활동성 면에서는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9∼11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방산 부품·소재·장비 대전’에서 노멜트 노드립 전투복을 공개할 예정이다.

방탄·방검 전투복 전문업체인 보광아이엔티는 대구를 대표하는 이노비즈 기업으로, 2023년에는 불법 어선을 단속하는 해양경찰 특수기동대원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한 ‘방검부력조끼’가 조달형 혁신 제품으로 선정돼 현재 해양경찰청에 납품되고 있다. 또 2018년부터 꾸준히 개량해 온 ‘경량 지뢰 보호 방탄복’은 지난해 국방부 규격으로 공식 채택됐다.

손영익 보광아이엔티 대표는 “경찰과 군인들이 훈련이나 전시 상황에서 최상의 조건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능성 전투복 개발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섬유 기술혁신기업#이노비즈#신소재 전투복#노멜트 노드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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