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3시경 경기 동두천에서 하교하던 동두천중 2학년생 옥모 군이 불볕더위에 행상하던 할머니를 돕고 있다. 옥 군은 용돈 3만 원을 할머니에게 건넨 후 강낭콩 한 봉지를 받았다. SNS 화면 캡처
폭염 속 길거리에서 농작물을 파는 노점상 할머니에게 소중히 모은 용돈을 건넨 한 중학교 남학생의 선행이 화제가 되고 있다.
9일 경기 동두천중학교 등에 따르면 이 학교 2학년에 재학하는 옥모 군(14)은 7일 하교하던 중 도로변에서 땀을 흘리며 농작물을 판매하는 할머니를 마주쳤다. 옥 군은 도롯가에 펼쳐진 농작물을 허리 숙여 들여다보다 “이건 어떤 채소냐”며 할머니에게 말을 건넸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한참 바지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할머니 곁에 머물던 옥 군은 이내 인근 상점에 들러 현금을 찾아왔다. 그리고 수중의 용돈 5만 원 중 3만 원을 할머니에게 건넸다. 할머니는 고마운 마음에 부추 등 채소를 챙겨주려 했으나, 옥 군은 손사래를 치며 사양했다. 할머니가 계속 ‘가져가라’고 권하자 옥 군은 강낭콩 한 봉지만 받았다. 이어 할머니에게 “감사하다”며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자리를 떠났다.
이날 옥 군의 선행은 인근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김지애 씨(43)가 영상으로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알려졌다. 해당 영상은 SNS에서 80만 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김 씨는 “평소 동네에 자주 오시는 할머님인데, 중학생 남자아이가 살갑게 말을 붙이는 모습이 기특해 영상으로 담았다”며 “중학생에게는 큰돈일 텐데, 어르신을 돕고자 한 마음이 정말 예뻤다”고 말했다.
옥 군은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무더운 날씨에 할머님이 햇볕 아래 앉아 계신 모습이 안쓰러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칭찬을 바라며 한 일은 아니어서 쑥스럽다”고 말했다. 이이호 동두천중 교감은 “다른 학생들에게도 본보기가 된 옥 군에게 모범상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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