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주가조작 사건을 조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2025.07.10.뉴시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전현직 회장의 지분 승계 작업을 담당한 ‘그림자 실세’ 이모 씨가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기획하는 등 시세 조종을 전반적으로 주도한 정황을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가조작의 ‘키맨’을 특정해 김건희 여사와의 연결고리를 파악하겠다는 게 특검의 방침으로, 10일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을 모두 조사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이 씨가 주가조작의 핵심 역할을 했다는 진술과 정황을 모아 조사 중이다. 이 씨는 이일준 현 삼부토건 회장의 측근으로, 조성옥 전 회장으로부터 2022년 5월~2023년 2월 지분을 넘겨받는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에선 그림자 실세로 꼽히며 비공식 부회장으로 통용됐다고 한다. 특검은 특히 이 씨가 과거 코스닥 상장사를 경영하며 횡령 및 주가조작 등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씨가 삼부토건에서도 주가조작·지분 승계 작업 전문가를 자임하며 주가조작 전반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검은 이 씨가 삼부토건 주가 급등의 계기가 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이벤트를 계획한 인물이라는 진술도 확보했다. 2023년 5~7월 주가 급등 시기 근무한 한 삼부토건 고위 관계자는 특검 조사에서 “이 회장과 이 씨가 알아서 한 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진행할 능력이나 의향이 없음에도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여해사실상 주주들을 속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검은 13일 이 씨를 불러 김 여사와 소통한 흔적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 씨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온 이 회장은 이날 조사에서 “나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태의 피해자”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4년 8월경 이 회장이 경영하던 디와이디 몫의 삼부토건 주식이 반대매매(강제 매도)를 당해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검은 강제수사를 개시한 3일 압수수색 영장에 이 회장과 조 전 회장 등 두 사람을 주가조작에서 이익을 본 인물로 특정해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이 회장이 자신이 실소유한 웰바이오텍이란 회사의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2023년 6~8월 400억 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실현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검은 이날 조 전 회장을 상대로는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해 온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의 관계 등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날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모 씨(48)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재청구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김 씨가 대주주였던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가 2023년 여러 대기업과 금융회사로부터 석연치 않은 경위로 180억 원을 투자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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